핵 폐기물 북 반출 항의 시위 중 대만서 폭행·추방 당한 녹색연합 장원 사무총장

“한반도 핵 재앙 불 보듯”
교회도 「저지」 노력 나서야
북에 3자 회담 제의 예정

『생태계 오염은 하느님의 창조 질서와 근본적으로 위배됨으로 교회도 대만의 핵 폐기물 북한 반출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대응해야 합니다』

대만 핵 폐기물의 북한 반출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벌이다 대만 우익단체로부터 테러를 당하고 대만 정부로부터 강제 추방된 장원(안셀모·40·대전대 교수) 녹색연합 사무총장은 『교회가 일반 쓰레기 처리문제에 대해선 높은 관심을 보이는 반면, 이보다 몇천 배 더 위험한 핵문제에 대해선 소홀한 것 같다』며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같은 실무 기관에서 대만 주교회의를 비롯한 세계 교회와 연대, 핵 폐기물 오염의 위협으로부터 한반도가 보호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대만 전력공사 앞에서 핵 폐기물 북한 반출 반대 시위를 벌이던 중 동료 6명과 함께 무차별 폭행을 당해 허리 부상으로 대만 제3 국군 통합병원에서 입원 중 침대 채로 공항으로 옮겨져 강제 추방됐던 장원 총장은 서울 광화문 대만 대표부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이다 악화, 현재 서울 서대문 적십자 병원에 입원 가료 중이다.

2월 3일 현재 6일째 단식 농성 중인 장원 총장은 『서해는 정체성 수역이어서 핵 폐기물 수송 중 해상 사고가 발생할 경우 치명적이다. 또한 북한의 기술력을 볼 때 황해북도 평산에 핵 폐기물을 매립할 경우 침출수로 지하수를 오염시킬 뿐 아니라 임진강을 통해 서해를 오염시키게 되므로 한반도 전역을 핵 재앙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이 북한으로 이송할 핵 폐기물은 1단계 6만 배럴, 2단계 14만 배럴 등 20만 배럴로 금액은 2억2천7백60만 달러에 해당한다. 중저준위 폐기물이라 하지만 방사능이 자연상태로 돌아가려면 최소 3백 년이 걸리며 북한이 폐광에 핵 폐기물을 방치할 경우 환경 재앙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 장원 총장의 걱정이다.

장원 총장은 『한국도 폐기물 처분장 건설을 위해 폐광지역을 조사했으나 대규모 지하수 유동로가 많고 시추공들이 곳곳에 있을 뿐 아니라 지진에도 무방비 상태여서 제외된 바 있다』며 『대만에서 20만 배럴의 핵 폐기물을 반출하려면 8백 톤급 특수 선박으로 1백 회 이상 북한을 왕래해야 하는데 이는 엄청난 모험』이라고 두려워했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세계 환경단체와 양심 있는 지구촌 가족들에게 대만의 핵 폐기물 반출 저지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 국제 여론을 형성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2월 중 대만 정부가 서해상을 통해 핵 폐기물 반출을 강행할 경우 그린피스와 연대, 20여 척의 선박을 동원해 해상 저지에 나설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장원 총장은 또 『북한 김용순 조선 반핵평화위원장에게 정부 측 대표와 환경단체 대표가 함께 참가하는 3자 회담을 빠른 시일 내로 제의할 계획』이라면서 『교회 환경단체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했다.

장 총장은 『테러로 생명의 위협을 받아가며 강제 추방 당한 것보다 대만 대표부 건물 앞에서 시위 중인 녹색연합 회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우리 공권력에 더 큰 배신감을 느낀다』면서 『대만 핵 폐기물 반출문제에 대한 정부의 투명한 태도 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