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투남전 이후 전투병력으로 첫 해외 파병된 상록수부대의 군종장교로 동티모르에 파견됐다 지난 4월 29일 귀환한 군종교구 서상범(소령·사진) 신부. 로스팔로스에 첫발을 내디딘 지난해 10월 22일 이후 얼마나 주민들을 만나고 다녔던지 원주민과 분간이 안갈 정도로 까만 피부로 돌아온 서신부는 길거리를 다닐 때마다 환한 웃음을 입에 가득 물고 손을 흔들어주던 주민들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헝클어진 그들의 머리를 매만질 때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던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이발 경험이라곤 없던 서 신부가 사목활동 중간중간 동티모르인들의 머리를 깎아주고자 가위를 들고 나선 것은 로스팔로스에 도착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기초적인 생필품마저 없어 사람다운 생활이라곤 기대조차 할 수 없는 현지민들에게 이발은 사치였을지도 모른다. 이런 이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가위를 들었던 것.
이렇게 해서 동티모르에 머물던 6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머리를 깎아준 이들만 300여명.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전장의 이곳저곳을 헤매던 이들의 머르 뿐 아니라 상처 입은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고 싶었습니다』
동티모르로 떠날 때보다 몸무게가 4㎏ 정도 빠진 서신부는 오히려 영적으로 살이 쪘다며 웃음을 잊지 않았다. 『한국에서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은 동티모르가 새로운 희망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동티모르 바우카우교구 바실리오 주교의 한국신자들에 대한 감사의 말과 군종교구장 방문 요청을 전한 서신부는 동티모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서신부는 잠시간의 휴식을 갖고 성 도마본당에서 사목활동을 펼쳐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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