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환 추기경 선종 직후, 국민들의 모습을 보며 모두가 한번쯤 던져본 질문이다.
어떻게 하면 한평생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한결같이 사랑할 수 있을까?
김 추기경을 그리워할수록 누구나 떠올리는 질문이다. 그래서 남은 이들은 그 사랑을 본받는 노력의 하나로, 김 추기경이 베풀었던 사랑의 발자취를 돌아보는데 더욱 큰 관심을 보인다.

지난 2009년 KBS 성탄특집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사랑’을 제작한 최기록 프로듀서는 “김수환 추기경이 베푼 사랑을 차례차례 쫓아가 보면, 김 추기경의 사랑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가 남긴 교훈과 메시지는 시간이 갈수록 우리 사회에서 중요해질 부분들이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기에 선종 이후 한번씩 기념하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며 이 책을 쓴 이유를 밝혔다.
‘알려지지 않은 특별한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총 8장으로 이어진다. 고찬근 비서신부가 전하는 김 추기경의 마지막 모습과 추억담, 법정 스님의 추모글 등을 비롯해 추기경이 되기까지의 과정, 추기경으로서의 삶 등을 진솔하게 그렸다. 특히 파키스탄 노동자 사건, 라파엘클리닉, 성가정입양원 등을 통해 김 추기경이 남긴 사랑의 일화를 보다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칠십년 걸렸다.”
김 추기경에게도 사랑은 쉽잖은 일이었다. 늘 사랑 받았으나 외로웠고, 늘 존경 받았으나 고독했다. 하지만 그는 사랑의 무게는 말이 아니라 끌어안아주는 것임을 실천했다.
이 책은 각종 역사적 기록과 사건 자료 등을 바탕으로 김 추기경이 평소 지닌 생각과 고민, 그가 직접 쓴 시와 에세이들을 담았다. 김 추기경이 하느님과 세상, 사람들을 사랑해온 방법뿐 아니라 그의 문학적 감수성도 한껏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제5장 ‘별이 된 바보에게’에서는 김지하 시인과 박노해 시인, 법정 스님이 김 추기경을 그리며 쓴 시와 신달자 시인과 한승원 소설가가 김 추기경에게 쓴 편지글을 실었다. 김 추기경의 삶을 본받아 이 땅에서 사랑의 삶을 실천하길 다짐하는 이들의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