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수도원이니 수도자니 하는 말은 낯선 단어일 수 있다. 세속을 떠나 금욕적으로 생활하며 오로지 기도에 몰두하는 수도자들의 삶은 우리와 전혀 별개인 비범한 소수 사람들의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이 비범함의 세계를 우리의 평범한 일상과 연결시키는 이야기를 저자인 페터 제발트는 들려주고 있다.
저자는 수도원 여행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와 개인이 처한 문제에 수도 생활의 전통을 결부시켜, 우리 문명이 처한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고 있다.
어떻게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을까?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는 인생은 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걸까?
수도원에서 들려오는 대답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기도하라, 그리고 노동하라.” “이기적인 소원에 얽매이지 말라.” “매일을 새롭게 시작하라.”
「사랑하라 하고 싶은 일을 하라」(페터 제발트 지음/손성현 옮김/문학의숲/320쪽/1만2800원)는 수도원과 수도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삶의 근원 혹은 근본을 회복하고, 삶의 올바른 모습과 참된 의미를 찾고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식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 잊혀진 삶의 기술, 사랑의 기술을 재발견해 ‘더 좋고 더 기쁘고 더 견고한’ 생명을 다시 뛰도록 안내하고 있다. “사랑하라.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진정으로 삶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종교의 가르침을 경건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수도원 여행을 통해 심리학자나 상담가들이 전문적으로 다루는 것을 수도원은 까마득한 예부터 실천하며 살고 있음을 전해주면서, 수도자들의 오래된 지혜야말로 오늘 우리의 일상에 반드시 필요한 삶의 기술임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수도자라 해서 모두 수도원의 정신을 완벽히 구현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과정 속에 있으며, 여전히 부족하고 실수하고 화를 내기도 하는 모습까지 그대로 담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상태가 아니라, 늘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마음가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 마음은 수도자들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에게도 가능한 것임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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