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박영호 기자』『가톨릭시낮로서 교황청에서 대사직을 맡은 것만으로도 굉장한 영광이지요. 더욱이 지금은 대희년이 시작되는 역사적인 때라서 더욱 보람이 큽니다』
대희년 개막의 현장, 바티칸 교황청에서 한국과 한국교회를 널리 알리고 있는 바티칸 주재 한국 대사관 배양일 대사. 겸손하고 신중하면서도 역대 어느 대사 못지 않게 활발한 활동을 현지에서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대희년 개막을 며칠 앞둔 12월 22일 오후 5시. 영명 축일을 맞은 김수환 추기경의 로마 방문에 맞춰 대사관에서 주최한 만찬석상에서 배대사는 『이번 대희년이 모든 사람들의 평화와 화해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분주하게 손님들을 맞았다.
이날 만찬에는 이탈리아 주재 한국 대사관 정태익 대사를 비롯한 외교관들과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신부와 수도자들, 그리고 현지 한인 공동체 신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김추기경의 영명축일을 축하했다.
배대사는 부임 이후 기본적인 대사직 수행 외에도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티칸 박물관 내 한국관의 확장과 강화이다. 박물관에 이미 한국관이 설치돼 있지만 사실 관심이나 재정의 부족으로 규모나 전시물들이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 다른 나라에 비해 초라한 편이었다.
『물론 한국관은 있지만 사실 전시물들이 너무 오래 되거나 낡아 보잘 것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전시물들을 강화하고 보완해야 합니다』
대희년 기간 동안 수많은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박물관을 찾을 것이고 그럴 때마다 누추한 한국관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국가 위신이 서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을 서둘렀다. 이에 따라 얼마 전 한국 정부 관련 부서 관계자와 한국 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 김종수 신부가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로마를 방문했고 기초적인 조사를 마치고 돌아갔다.
『한국 가톨릭교회에서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님을 비롯해 여러 분들이 지원과 협조를 약속하셨습니다. 정부에서도 전에 없는 관심을 보여주고 있고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언질을 받았습니다』
배대사는 무엇보다 교황청에서 한국 교회에 대해 큰 관심과 호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한국을 두 차례 방문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과 한국 교회, 신자들에 대해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배대사는 특히 한국에서 『가톨릭 신자인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것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고 매우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배대사는 김대통령의 임기 중 교황청을 방문할 전망은 없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뭐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만약에 대통령께서 교황청을 방문하고 교황님을 만나게 된다면 교황청과 한국교회와 정부, 국민들 모두에게 큰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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