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 그리스도의 강생 2000년을 기념하는 대희년을 불과 3개월 남짓 남겨두고 있다. 천년을 마감하며 새로운 천년기를 다시 여는 20세기의 마지막 문턱에 서서 가톨릭신문사는 다가올 새로운 천년기를 향한 대장정을 시작한다. 항상 교회와 함께 호흡하며 그리스도의 사명인 복음화를 위한 도구로서의 역할을 다해오고 있는 가톨릭신문사는 우리 교회의 현안으로 12개 주제를 선정, 2년여 동안 심도있는 취재를 통해 우리 교회가 가야할 길을 하나씩 제시해 나갈 예정이다.
우선 선교문제를 시작으로 냉담자 문제와 북방선교, 환경, 청소년문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문제, 인간생명 존엄성 문제 등 각 부문을 망라해 금년말까지 살펴본뒤 2000년부터는 구체적인 현실분석과 대안제시 등을 통해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현안들을 짚어 나갈 것이다.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현안과 문제점이 곧 가톨릭신문이 풀어가야할 과제이자 관심사라는 점에서 가톨릭신문사는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며 새천년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너희는 온세상에 두루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교회는 무엇을 위해 이세상에 존재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를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 중에는 병들고 가난하고 소외받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양로원이나 고아원 등 복지사업을 비롯 교육사업, 의료사업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 이 세상에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생각이야말로 아주 위험하고 잘못된 생각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교회는 교육사업도 하고 사회사업도 하고 의료사업도 하지만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엄밀히 따지자면 이세상에 복음의 진리를 전파하는 포교사업을 위한 하나의 수단 또는 과정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서 복음전파는 「교회의 첫째가는 사업」이라고 말하지 않고 「유일한 사업」이라고 말한다. 교회야말로 복음전파 외에 제2, 제3의 또다른 사업이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나그네 길을 가고 있는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고 분명히 못 박고 『이것은 성부의 취지에 따라 교회가 성자와 파견과 성령의 파견에서 그 기원을 이루고 있기 때문』(선교교령 2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선교는 교회의 유일한 사업
지난 50년간의 한국교회 교세증가율을 보면 50년대는 16.5%의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60년대 6.2%, 70년대 5.2% 등으로 내려오다 80년대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약간 올라 7.6%를 기록했으며 90년대 들어 3%대의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교회가 복음전파를 교회 존재목적의 근본사명으로 삼고 있는데도 이처럼 갈수록 교세증가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한마디로 신자들이 교회의 조재목적인 선교 즉 복음전파를 자신의 사명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선교를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것」으로 이해하며 「여건이 허락되고 기회가 주어지면 하는 선교」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광복이후 지난 반세기간의 교회 역사를 살펴볼 때 교세증가율이 높았던 시기는 6·25전쟁과 80년대 유신독재에 맞선 민주화투쟁 과정을 거치면서 증가했을 뿐 그외는 해마다 교세증가폭이 둔화돼 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신자가 큰폭으로 늘어난 것도 신자들의 의식속에 복음전파의 사명이 앞섰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70년대초와 90년대 이후들어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신자증가율이 큰폭으로 감소, 70년도는 1.17%, 71년도는 0.29%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90년대 들어 최근에는 3%의 저조한 증가율을 보여주는 등 신자들가율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교회의 선교사명에서 지적했듯이 『선교는 교회를 새롭게 하고 신앙을 견고케하며 그리스도의 정체를 확인하고 새로운 열정과 자극을 주는 것』이라 할 때 교회도 점차 활기를 잃어가는 추세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천교구 만수1동을 시발로 불붙기 시작한 우리가족 찾기, 새가족 찾기운동을 비롯 가두선교운동,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선교운동 등이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교회에 새로운 희망이 일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점차 생겨나고 신자 스스로 선교의식에 변화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가톨릭신문 창간 71주년을 맞아 조사한 「가톨릭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조사 결과」에서 「지난 1년간 입교권유를 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70.9%가 전혀 없거나 별로 없다고 응답할 만큼 가톨릭신자들은 선교에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처럼 선교에 대한 신자들의 의식이 낮은 것은 신자들의 소극적인 성향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교회가 직접, 간접으로 선교에 대한 의식을 명확하게 심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선교의식 고취가 급선무
2천년 대희년을 맞이하기 위해 교회는 매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 강생 2천돌을 맞는 희년으로서 제2천년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천년기를 여는 시점에서 그리스도인 뿐만 아니라 온 인류에게도 뜻깊은 해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그 기쁨의 쯧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2천번째 맞는 큰 생일에 예수님이 가장 기뻐해야할 선물을 준비해야 할 터인데 그 선물보다는 우리가 누릴 기쁨의 축제만을 생각하지 않나 하는 것이다.
『그분을 위해 많은 행사를 치루는 것 보다 그분께서 이 세상에 오시는 목적인 복음화가 잘된 모습, 잘 되어가는 모습, 아울러 복음화되어가고 있는 세상을 선물로 바쳐 드리는 것』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준비가 소홀하다는 점이다.
물론 서울대교구와 수원교구 등 많은 교구에서 복음화율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필사적으로 경주하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세계 복음화율인 18%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고 수원교구에서는 교구 전본당이 새가족 찾기, 우리가족 찾기 운동을 펼치도록 강조하고 있는 등 복음선포를 위한 노력을 대희년 준비레 맞춰 착실히 진행시켜가고 있다.
선교는 교회 활력의 표지
특별히 한국 교회는 세소고화와 세속주의 도전에 맞서면서 다양한 형태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위한 노력들을 경주해 왔다.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선교에 대한 열정이 식어 교세가 감소하고 신앙의 활력이 떨어져 선교 3세기를 맞는 한국천주교회가 기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그 흐름이 반전돼 많은 본당에서 신자들의 헌신적인 선교노력으로 입교자수가 늘어나고 거리나 지하철, 어디에서나 거리낌 없이 선교에 나서는 모습을 발견할 수가 있다.
아울러 복지활동과 의료, 교육은 물론 민족화해운동, 인권운동 등과 같은 교회의 대사회적 노력들을 통한 간접 선교, 사회복음화 작업도 나름대로 이어짐으로써 선교운동을 적극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현재의 복음화율 8.2%(98년)을 세계 복음화율(18%)로 끌어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목자들은 새로운 천년기의 선교환경을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낙관하고 있다. 지금까지 예비자가 주로 무종교 집단(입교자의 75%정도)에서 나왔으며 95년도에 정부가 실시한 인구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중 50%정도가 무종교인이라는 것이다.
무종교인의 수가 전체인구의 절반을 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도 드물고 그 결과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나라의 신자증가 규모도 다른나라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커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무종교인 가운데 종교를 갖기 원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그 가운데 천주교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무종교인에 대한 조사에서 밝혀지고 있다.
동시에 최근 일고 있는 선교열의 또한 21세기의 선교환경을 긍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단순히 자신만이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차원을 넘어 많은 신자들이 선교열의로서 무장될때 선교는 자연히 탄력을 받게되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선교적인 모습」을 견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교회의 역사에서 보면 선교는 언제나 교회 활력의 표지였으며 반대로 선교열의 감퇴는 신앙약화의 표지』이며 『신앙은 줌으로써 견고해 진다』는 「교회의 선교사명」제2항의 지적처럼 선교할때 교회는 더욱 활기를 얻고 풍성해 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선교 노력을 총체적으로 기울인다면 복음화율 18% 달성은 단순히 목표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선교도 전략이 필요하다
80년대 연평균 신자증가율이 7.69%에 달했으나 95년에는 20년만에 처음으로 3%대로 떨어지자 일각에서는 한국교회 복음화에 적신호가 커졌다고 야단이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수년전부터 일기시작한 새로운 전략에 의한 선교방법이 성공을 거두면서 「하면된다」는 자신감이 점차 신자들의 의식속에 파고들고 있다.
더이상 전교가 어렵다는 위기의식에서 벗어나 전략을 세우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동시에 그간의 선교노력이 얼마나 안이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같은 결과는 곧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냉담자가 증가하고 신자증가율이 둔화된다는 통념을 깨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이처럼 우리가족찾기운동, 새가족 찾기운동, 가두선교운동,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선교운동 등이 복음화를 위한 유일한 대안이 아닐지 몰라도 하나의 소중한 방편으로 활용돼 선교에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냉잠자문제로 골치를 썩혀 오던 교회에 우리가족찾기운동을 통해 그들은 재복음화 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가두선교는 신자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같은 일을 위해서는 신자 스스로 복음화 돼야하며 복음정신을 생활화해야 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동시에 96년 전교주일을 맞아 각 교구 사목국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나타났듯이 선교 활성화를 상시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이들 사목국장들은 『소공동체 운동을 통한 복음화가 선교활성화의 대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함께 복음화를 앞당기기 위한 방법으로 전교회 차원의 선교센터 같은 연구기구를 발족시켜 지속적인 선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도록 각교구와 본당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개신교의 경우 교회성장연구소 같은 기구가 있어 전교를 위한 구체적인 연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리 교회도 시대에 맞는 전교전략을 수립하고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어 선교활성화를 위한 제반 역할을 다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아울러 「복음이 곧 구원의 기쁜 소식」임을 신자들이 깨닫도록 신자재교육을 강화시켜 나가는 한편, 신자 스스로도 복음화가 유일한 사명임을 올바로 인식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