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의 대희년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직 전체를 해석하는 열쇠로 여겨진다. 사실 교황으로 선출될 때부터 그는 구원자이신 그리스도의 탄생 2000년을 기념하게 될 천년기의 마지막을 전체 사목 행위의 깊은 전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교황으로 선출된 지 5개월만인 1979년 3월 4일에 발표한 첫 회칙 「인간의 구원자」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시기는 사실상 이미 서기 2천년에 매우 가깝다. 미래를 예측하려는 상당한 노력이 이루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 시점에서 그 해가 인류사의 표면에 무엇을 남기게 될 것인지, 각 민족과 국가, 나라와 대륙에 무엇을 초래할 것인가를 말하기는 어렵다. 비록 고르지는 않으나 지구 극변까지 두루 퍼져 있는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에게는 그 해가 대 경축년(大慶祝年)이 될 것이다』 (1항).
그 때부터 교황은 전세계의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특히 하느님께 봉헌된 해를 준비시키고자 했다. 2000년 대희년의 참된 의미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준비되어 왔다. 1994년 11월 10일 발표한 교서 「제삼천년기」를 통해 교황은 주요한 목표가 무엇이며, 회개와 죄의 용서 뿐만 아니라 교회와 그 역사의 선물을 위해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찬미드리기 위하여 희년을 은총의 해로 살기 위한 보다 나은 자세가 무엇인지를 지적했다. 『모든 것이 희년의 첫째 목표인 신앙의 강화와 그리스도인들의 증거 심화에 집중되어야 한다』(42항).
「제삼천년기」에서 지적하는 2000년 대희년의 단계적인 준비사항을 다음과 같이 간추릴 수 있다.
1항 : 제삼천년기의 새로운 시대가 가까이 다가와, 우리의 생각은 저절로 바오로 사도의 말씀으로 향하게 됩니다. 「때가 찼을 때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보내시어 여자의 몸에서 나게 하셨습니다.」(갈라 4,4). 시간의 충만은 성부와 한 존재이신 성자 곧 말씀의 육화 신비, 그리고 세상 구속의 신비와 연계되어 있습니다.
17항 : 교회 역사 안에서 모든 희년은 하느님의 섭리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2000년의 대희년에도 해당됩니다.
30항 : 제1단계는 신자들이 전반적인 주제들을 인식하여 그 역사적인 날짜를 향해 나아가게 하고, 구세주 그리스도의 신비를 기념하도록 전적으로 정향되어 있는 3년의 기간으로 이루어지는 제2단계에서 집중적으로 직접적이고도 즉각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여겼습니다.
40항 : 첫째 해 1997년은 성령의 힘으로 사람이 되셨으며, 하느님의 말씀이신 그리스도께 대한 사유에 비쳐질 것입니다.
44항 : 둘째 해인 1998년은 특별히 성령께 봉헌되고, 그리스도의 제자 공동체 안에 계시는 그분의 성황 현존에 바쳐질 것입니다.
49항 : 준비의 마지막 셋째 해인 1999년의 목표는 신앙인들의 시야를 넓혀 그들이 그리스도의 전망 안에서 곧 「하늘에 계신 아버지」(마태 5,45 참조)의 전망 안에서 사물을 보게 하려는 것입니다.
55항 : 성지와 로마 그리고 전세계 지역 교회에서 동시에 거행될 대희년의 실제적인 경축은 별도의 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이 경축 단계릐 목표는 세계와 역사의 모든 것이 그분에게서 나오고 또한 그분께로 돌아가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영광을 바치는 것입니다. […] 대희년을 계기로 세계성체대회가 로마에서 개최될 것입니다. 2000년은 열렬한 성찬의 해가 될 것입니다.
위의 사도 편지에서는 2000년 대희년이 보편적 성격을 지닌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다. 사실 2000년 대희년은 로마에서 뿐만 아니라 성지 예루살렘과 지역 교회들에서도 거행될 예정이다. 대희년은 점전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대희년의 올바른 준비를 위해 교황께서 제시한 대로 남은 몇 달 동안 「아버지 하느님」을 더욱 잘 알고 사랑하도록 힘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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