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유다교 유산
1) 부르시는 하느님
참으로 신기한 것은 하느님께서 이 세상의 많은 민족들 가운데서 유독 유대 민족을 선택하셨다는 점이다. 하느님은 만민에게 구원과 축복을 주시기 위하여 먼저 이스라엘을 택하여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셨다.
이 선택은 유대 민족이 특출하기 때문도 아니고 『어느 민족들보다 수효가 많아서도 아니며』(신명 7,7) 다만 하느님의 자유로운 뜻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들은 그 은혜에 보답하여 하느님의 선택받은 백성의 의무를 다하기로 되어 있었다.
『내가 오늘 너희에게 가르쳐 주는 규정과 법규를 듣고 지켜라.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말은 한 마디도 보태거나 빼지 못한다. 너희는 지켜야 한다』(신명 4,1~2)
그것은 계약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그것은 하느님은 유다인들의 신이 되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된다는 사상으로서 이는 구체적으로 십계명으로 드러났다.(출애 2장).
시나이산의 그 계약은 구원계획의 본질적인 면모를 명확히 그러내고 있다. 유다교는 본질적으로 성경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계약의 종교이다.
이 계약은 하느님께서 무상으로 택하신 은혜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인간 쪽에서는 자신의 생명을 바쳐 전 존재를 생사의 주관자이신 하느님께 돌려드려야 하는 계약이었다.
하느님은 『당신을 사랑하여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천 대에 이르기까지 사랑으로 맺은 계약을 한결같이 지켜 주시는 신실하신 하느님이시다. 그러나 당신을 싫어하는 자에게는 벌을 내려 멸망시키는 분이다』(신명 7,9~10)
이와같이 하느님은 당신이 택하신 그 백성을 사랑하신다는 순수함의 표현을 『나는 질투하는 신』이라고 하셨다(출애 20,5). 이는 그 백성에게 대한 애틋한 사랑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타인의 성공이나 탁월한 지위를 질투하는 그리스 신들의 행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계약을 맺은 그 백성이 다른 신에게로 가는 것을 절대적으로 금지한 내용으로 보인다. 그것은 율법 준수로 드러났다. 이스라엘은 역사 안에서 많은 박해를 받은 민족이다. 그러나 그들은 추방되고 흩어져 살면서도 율법을 충실히 지킨 율법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갔다. 국가제도와 성전제도 등 모든 제도가 없어져도 이스라엘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율법중심의 공동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율법이란 모세 오경과 그 안에 들어 있는 규범들이다. 바로 계약을 통하여 이런 사랑이 성장하고 발전된 것으로 보인다.
하느님은 선민(選民)에게 필요하면 당신의 권능을 유감없이 드러내시면서 당신이 우주만물의 통치차이고 인간의 생사를 한 손에 쥐고 계시는 지존이심을 보여주시면서도 당신의 백성과 친구가 되기를 원하시는 당신의 거룩한 뜻을 드러내시는 친숙함도 보여주셨다.
이와같이 이중적이고 분리될 수 없는 거룩하신 하느님의 특성은 비할 데 없는 권능과 총실함, 자부적인 사랑과 자비로운 온유함으로 드러났으니 이를 체험한 많은 유다인들에게는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신심이 발생하게 되었다.
모든 유다인들에게 친숙한 기도인 쉐마(Shema)에서 볼 수 잇듯이, 여기에는 흠숭과 사랑, 지고지순의 경신행위, 가장 친밀하고도 마음을 들어올리는 믿음이 완벽하게 혼합되어 있다.
쉐마의 기도는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한다. 『들으라, 이스라엘아! 우리 주 하느님만이 유일한 주님이시다. 그분 왕국의 영광스러운 이름은 세세에 찬미받으로서! 너희는 우리 주 하느님을 너희 온 마음과 온 정신과 생각을 다 바쳐 사랑하여라!…』
이 기도는 추상적인 형이상학적인 산물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 드러난 전능하시고 대자대비하신 하느님께 대한 매우 구체적인 믿음의 표현이다. 즉 하느님은 살아계시고 인격적이시며 당신이 선택하신 사람들을 사랑하시어 결코 버리지 않으시는 분이라는 점이다.
이 점에 있어서 이스라엘의 또 다른 훌륭한 기도인 쉐모네 에스레(Shemoneh Esreh)도 있다. 이는 단순히 「드 기도」라고도 한다.
『오 주님, 제 입술을 열어 주시어 제 혀가 주님을 찬미하게 하소서. 하느님은 찬미 받으소서! 우리 주 하느님, 저희 선조들의 하느님, 아브라함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크시고 강력하시며 가장 높으신 하느님, 주님은 당신의 충실한 종들에게 풍성히 베푸시며 만물의 주인이시오니 저희 선조들에게 베푸신 자비를 기억하시고 저희 자손들에게 구세주를 보내 주실 하느님이십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주님의 사랑 때문에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 기꺼이 도와주시고 구원하시며 보호해주시는 임금이신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오 주님, 아브라함의 방패이신 분…』
2) 야훼이신 하느님
모세를 부르신 하느님은 당신의 이름을 알려 주셨다. 『나를 너희에게 보내신 이는 너희 선조들의 하느님 야훼이시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시다』 이 하느님을 의미하는 야훼의 이미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다.
종합해 보면, 바로 「그분이시다」또는 「과거에 나였던 것처럼 나일 것이다」또는 「있는 그분」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현재이신 분, 자존(自存)으로서 「그분은 있도록 하신다」「그분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그렇게 존재하도록 하신다」라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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