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트 13세(1725)
외적 행사보다 참회·회개 통한 영성 강조
▷교황 베네딕트 14세(1750)
희년 은사 받기위해 ‘반드시 영성체’ 강조
▷교황 레오 12세(1825)
가난한 이들의 식탁에서 봉사·맨발로 순례 / 19C에 「거룩한 문」열며 거행된 유일한 희년
▷교황 비오 9세(1875년)
교황청과 이탈리아 정부간 반목 심해 / 「거룩한 문」열지 못한 채 조용히 희년 지내
1725년의 희년은 베네딕트 13세가 1724년 6월 26일 교서(Redemptor et Dominus noster Jesus Christus)를 반포하여 같은해 12월 24일에 「거룩한 문」을 열었다. 교황은 외적인 행사에 치중하기보다는 특히 참회와 회개를 통한 영성적인 측면을 크게 강조하여, 희년 기간 중에는 카니발 등 모든 경기와 축제를 금했다.
1750년의 희년을 기념한 베네딕트 14세는 영성적인 면에서 희년을 잘 준비할 것을 권했다. 희년의 은사를 받기 위해 이전의 희년에서는 참회와 고백 성사만이 요구되었으나, 교황 베네딕트 14세 반드시 영성체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느님께서는 영혼이 거룩해지기를 원하신다. 교회가 권면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교회는 순례자들과 더불어 성전의 문들을 열며, 합당한 준비를 갖춘 사람들에게 전면 은사와 죄의 용서를 약속한다』교황은 자신들의 피로 그리스도를 증거한 순교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콜로세움 중앙에 대형 십자가를 세우게 했다.
1775년의 희년은 교황 클레멘스 14세가 선포했으나 1774년 9월 22일에 서거했기 때문에 그의 후임인 비오 6세가 기념했다. 당시까지의 다른 희년들에 비해 순례객이 가장 적은 희년이었다. 그 까닭은 유럽의 정치, 종교적인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또한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 동안 거행된 희년이었다. 새 교황이 1775년 2월 22일에 선출되었기 때문에 희년의 거룩한 문을 여는 예절이 2월 26일에 거행되었던 것이다.
1800년에는 희년을 기념하지 못했다. 당시의 교황 비오 6세는 나폴레옹이 이끄는 불란서 군인들에 의해 발렌자 감옥에 갇혔고, 그곳에서 1799년 8월 29일에 서거했다. 당시 교황의 나이는 81세였다. 그의 후임으로 비오 7세가 1800년 3월 14일 베니스에서 교황으로 선출됐다.
1825년의 희년은 교황 레오 12세가 1824년 성탄 전날 거룩한 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교황은 희년을 영적으로 철저히 준비하게 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로 모든 백성을 희년에 초대했다. : 『땅은 우리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라. 하느님 백성에게 성년을 선포하는 사제의 나팔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온 세상이 기쁨으로 희년을 맞이하라』1823년의 화재로 인해 소실된 성바오로 대성당 대신에 떼베레강 건너편에 있는 성모 성당을 순례하게 했다. 교황은 매일 같이 가난한 이들의 식탁에 봉사하며 큰 모범을 보였고, 4대성당을 맨발로 순례했다. 1825년의 이 희년은 19세기에 「거룩한 문」을 열며 거행된 유일한 희년이었다. 약 40만명의 순례객이 로마 대성전을 방문했다. 당시 로마의 인구는 약 16만명이었다.
1850년에는 바티칸 교황청의 정치 상황으로 인해 희년을 기념할 수 없었다.교황 비오 9세는 1848년 11월 24일 밤에 가에따로 피신했다가 불란서 군인들의 보호를 받으며 1850년 4월 12일에야 로마로 돌아올 수 있었다.
1875년에는 비오 9세가 희년을 기념했다. 그러나 이 때는 장엄한 예절없이 조용히 지내야만 했던 희년이었다. 그것은 이탈리아 정부가 지금까지 행해 오던 행렬이나 타종 등 외적인 행사를 동반하면서 「거룩한 문들」을 열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황 비오 9세는 두 차례의 희년기간(1850~1875년)을 맞았으나 거룩한 문을 한 번도 열지 못했다. 당시 교황청과 이탈리아 정부의 반목은 매우 심해서 성직자들과 반성직자들 사이에 과격한 충돌이 잦았다. 말하자면 교황은 「바티칸 감옥」에 갇힌 것과 다름 없었으며, 사도직 수행이 금지당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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