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생명문제가 환경문제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이번에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생명운동 세계회의는 그러한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습니다. 토론토교구 가정사목 관계자와의 만남을 통해서 생명문제의 인식확대와 반생명적 문화를 막는 길은 결국 「교육」이라는데 합일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목국 가정사목부담당 노연호 신부는 지난 4월 7일부터 1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18회 HLI(Human Life International) 세계회의에 참가했다. 5일 동안 열린 회의 후 노신부는 개인적으로 토론토교구 가정사목 현황을 살펴보고 지난 4월 24일 귀국했다.
지난 3월부터 가정사목부 업무를 맡았던 노신부는 이번 회의참가와 북미교회 가정사목 현황 파악 작업이 앞으로의 가정사목부 업무 방향의 전체 줄거리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밝힌다.
국제생명운동 회의의 경우 회의가 열렸던 호텔을 둘러싸고 낙태옹호자들의 시위가 이어져 주최측은 시설 경찰 등을 통해 회의장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그러는 와중에도 전세계에서 참석한 1300여명 생명운동가들의 열띤 호응, 지역내 의사교육자 등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도는 성개방 풍조로 인해 반생명적 문화가 심각한 상황 안에서도 생명운제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임을 입증시켜 주는 사례로 보여진다고 노신부는 말했다.
『성체조배 고백성사 묵주의 기도 시간 등이 매일 아침 마련되는 가운데 생명 신앙 가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주제들이 67명 강사에 의해 다뤄진 회의에서 특히 「동성애」등의 문제는 지역 매스컴이 강의 전체를 생중계할 정도로 이목을 끌었습니다.
노신부는 무엇보다 가장 화급한 문제로 대두됐던 것은 「낙태」였다고 밝히고 현실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합법화가 될 정도로 당연시되고 있는 낙태문제의 대안으로 「정결교육」이 강조됐다고 전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에서도 단계에 맞는 정결교육이 교회 안에서부터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 노신부는 『현재 한국교회는 전반적으로 순결교육에 대한 의식이 「개별적」이며 전체적인 시각으로 조명하는 것이 부족한 것 같다』고 나름대로의 의견을 표명했다.
회의 후 찾아보았던 토론토교구의 가정사목 관련 단체 및 담당자들도 낙태뿐 아니라 가정폭력 등 생명과 관련된 제반 문제들은 「교육」으로 그 해답을 찾고 있었다는 것.
일례로 토론토교구의 강도높은 결혼준비 교육을 얘기한 노신부는 결혼 1년전 본당사제와의 인터뷰, 그후 주말 집중교육, 최종 인터뷰, 세 번에 걸친 혼인공시 등으로 결혼을 위한 준비과정이 빡빡했다고 들려준다.
최종인터뷰에서는 17%정도가 결혼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결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이같은 장기적 시간을 요하는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기 위해서는 혼전 교육뿐 아니라 이에 앞서서 유년 청년기 등 연령층에 맞는 교육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었다고 노신부는 얘기했다.
이번 회의참가 및 캐나다 교회 방문을 계끼로 가정사목부 작업의 밑그림 그리기가 선명해진 것 같다고 말한 노신부는 『교구 및 한국교회 전체 가정사목 관련 단체들의 연대 협력 프로그램 공유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이러한 작업들과 함께 각 본당 지역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정사목 프로그램 계발의 구심점이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가정사목부 운영에 대해서도 구상을 밝혔다.
자료번역 등 가정사목에 관심있는 젊은이들의 자원봉사도 요청한 노신부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생명운동은 단편적 지엽적 운동차원이 아닌 교회가 지속성과 일련의 맥을 가지고 이루어져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가정의 달 특집] 제18회 국제생명운동 세계회의 참석한 서울대교구 가정사목부담당 노연호 신부
“생명, 새천년기 가장 중요한 관심사”
「동성애」문제 지역 매스컴서 생중계
「낙태」대안으로 「정결 교육」강조
전국 가정사목 단체들 공유작업 절실
발행일1999-05-02 [제2149호,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