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어디까지나 근원적으로 모든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에 입각해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법은 참으로 법으로서의 권위를 가질 수 있습니다』
4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사법연수원 대강당, 좌석을 가득 메운 7백여명의 사법연수생들은 「법과 인간」주제 강연을 통해 「법은 인간을 위해 있다는 신념으로 살 것」을 설파하는 김수환 추기경의 한마디 한마디에 몰입된 모습니었다.
이날 「법이 앞서냐, 인간이 앞서냐」를 화두로 삼은 김추기경은 예비법조인들에게 하느님에 근거한 인간이 갖는 존엄성과 평등, 법우선 주의에서 오는 폐해들을 들려주고 「국가가 법을 제정하고 운용함에 있어서 가장 우선적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인간존엄성과 그 기본권의 존중」이며 「법은 어디까지나 사람들을 위해서 있어야 참 법이라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빅토르 위고 작 「레미제라블」의 쟝발장과 자베르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 인간과 법의 상관관계를 설명한 김추기경은 「성경에서도 모든법에 우선하는 것은 사랑의 법이며 인간에 대한 사랑이 모든 법에 앞선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유의 유머와 위트로서 딱딱해지기 쉬운 강연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유도해 가면서도 「인간존엄성과 평등의 근거」등을 언급할 때에는 강한 어조로 그 중요성을 설명해 간 김추기경은 『인간을 참으로 깊이 알기 위해서는 인간을 지으신 하느님을 인정하고 하느님이 인간존재의 근원이 되신다는 것을 인정하고 하느님의 관계에서만 인간이 무엇인지를 말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강연 후 연수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김추기경은 사형제도와 관련한 한 질문에 관해 『사형은 범죄를 근절시킨다는 입법자들의 근본 취지와는 달리 잔혹범죄가 줄어드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간적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반드시 없어져야 할 제도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양심수문제가 언급되자 『아직도 상당수의 양심수들이 감옥에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힌 김추기경은 『그런 이들은 반드시 사면복권돼야 한다』면서 『여러분들이 법관이 됐을 때는 피고인들이 재판 결과를 수긍할 수 있도록 공정한 판결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김추기경은 『법은 인간을 위해 있다는 신념으로 살며 모든 인간을 이웃으로 존경하고 위하는 훌륭한 법관 또는 변호사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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