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꽃을 저렴한 가격으로 각 본당에 배달 드립니다』
서울 은평구 진관내동에 위치한 서울대교구 우리농촌 살리기 운동본부(본부장=오태순 신부) 산하「구파발화훼공동체」. 화훼공동체는 현재 서울교구내 20여 개 본당 레지오단체에 신선한 꽃을 공급하고 있으며 주일에 10여 개 본당에 나가 꽃판매를 하고 있다. 물론 그곳 신자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시중의 절반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꽃을 구매할 수 있어 신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처음에는 레지오 단체들에만 꽃을 공급해 오다가 다른 신자들에게도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달라는 레지오 단원들의 간곡한 요청 때문에 주일 꽃판매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꽃종류도 참으로 다양하다. 장미, 국화, 카네이션, 백합, 튤립 등에 이르기까지.
지난 95년 당시 구파발본당 주임 이영춘 신부의 적극적 후원과 뜻이 맞는 농민들에 의해 설립된 화훼공동체는 꽃농사 짓는 40여 가구로 시작됐다. 그 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지방에서 꽃농사 짓는 사람들도 입회를 희망, 지금은 67개 가구가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화훼공동체는 불합리한 꽃판매 유통으로 꽃농사 짓는 사람들이나 소비자 모두 피해를 입는데 착안, 도농직거래로 공급자와 소비자 상호간에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현재는 서울대교구 본당들만 거래하고 있다. 기존의 꽃유통자들에게는 가격파괴로 생각돼 이러한 단체가 좋게 보일리 없기 때문이다.
이런 좋은 뜻으로 만들어진 화훼 공동체이지만 시작은 그리 순탄하지 못했다. 홍보부족과 사람들의 잘못된 선입과 때문에 본당을 대상으로 실속만 차리려고 하는 장사꾼으로 오인받기 십상이었다고 한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한 결과 지금의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화훼공동체 본부는 비닐하우스로 된 4백 평 규모의 사무실을 두고 있고, 그 옆에 주문받은 꽃을 저장하고 있는 온실이 2백 평 남짓 된다. 그리고 배달에 이용될 차량을 3대나 갖추고 있어 꽃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지 달려가고 있다.
화훼공동체는 꽃농사 짓는 공동체 회원들 외에 유통 운영팀을 따로 두고 있다. 꽃농사만 20년간 해온 화훼 공동체 총무 이승용(요셉ㆍ43)씨가 직원 2명과 함께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이들의 하루 일과는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새벽 4시부터 시작되는 하루일과는 다음날 배달될 꽃을 손보고 나면 오전 12시가 돼야 끝난다.
이승용씨는『몸은 힘들고 고달프지만 우리가 농사지은 꽃이 레지오 주회 등에 사용된다고 생각하면 피로가 싹 가신다』며 『우리 공동체를 인정해 주고 알아주는 고마운 신자분들이 있기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화훼공동체는 교회 봉사활동도 열심이다. 자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장애인 공동체, 불우시설 등을 찾아 도움의 손길을 펴고 있으며, 주일 본당 판매할 때 판매를 그 본당 단체에 위탁한 총판매 액의 15%를 할당해 주고 있다. 본당 단체들은 이렇게 생긴 수익금을 다시 인근 불우시설 등에 사용하고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서울교구내 모든 본당에 꽃을 공급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하는 이씨는『많은 신자들에게 우리 농장의 꽃을 선보이는 것이 꿈』이라며『어디든지 불러만 준다면 정성을 다해 신선하고 아름다운 꽃을 배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화훼공동체는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레지오 단원들을 위한 자연학습장 설립이 그것이다. 말로만 「신토불이」 외칠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우리 땅에서 나오는 모든 작물들을 몸소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지금은 일손이 무척 부족해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직원이 아쉽다는 이씨는 『육체적으로는 힘든 일이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라면서『우리 공동체는 판매도 하지만 꽃에 관심 있어 자문을 구하는 사람들에겐 언제든지 조언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락처=(02) 357-0867, 0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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