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살다가 하느님께 갈려고 했는데 제가 한일이 세상에 알려져 부끄럽고 창피할 따름입니다.』
8평 뫼터를 팔아 마련한 2백50만원을 가톨릭대학 발전기금으로 내놓은 김보금(데레사ㆍ75ㆍ신당동본당) 할머니의 말이다. 김할머니는 간이 나빠 성모병원에 입원치료를 하면서 의학발전에 기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년 5월 가톨릭의대에 자신의 시신 기증 의사를 밝혔다. 이어 서울 청량리본당 묘역에 마련해 두었던 자신의 뫼터마저 팔아 그 돈을 가톨릭대학 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
김할머니의 거처는 4평 남짓한 2층 다락방. 방에 있는 물건들은 작년 대녀들이 사준 세탁기를 제외하곤 거의가 김할머니의 손때가 잔뜩 묻어 있는 30년 이상 된 빛바랜 것들이다. 현대인의 필수품(?) 이라고 할 수 있는 텔레비전조차 없다. 다만 방 한쪽에 마련돼 있는 십자가상과 성모상, 기도할 때 쓸 초, 성경책 등이 김할머니의 소중한 재산이다.
만주 용정이 고향인 김할머니는 그동안 의류노점, 이불, 내복장사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왔다. 그 후 서울 중구 쌍림동에 작은 가게를 마련, 1층은 임대를 놓고 2층 다락방에서 지금까지 생활해오고 있다. 임대료로 나오는 돈은 고작 27만원. 그돈도 조금 모이면 익명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었다. 『남을 위해 제가 무얼 해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이것도 주님께서 저에게 그런 기회를 주셨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그렇게 하고 나면 마음이 참 편합니다』
한편 김할머니의 사연을 전해들은 김수환 추기경은 11일 오전 할머니를 명동성당으로 초대했다. 김추기경은 김할머니가 얼마 되지 않는 돈을 기탁해 부끄럽다고 말하자 『할머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아 어떤 돈보다 훨씬 값진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감사패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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