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하느님께서 잠시 빌려주신 몸, 죽을 때까지 온전하게 보전하다가 내 몸의 일부가 필요한 이웃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나눠주고 가자는 생각이지요』
경기도 광주군 도척면에 살고 있는 네 식구의 평범한 한 가족이 몽땅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장기를 기증했다.
주어진 생명대로 열심히 살다가 그나마 죽을 때는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왔던 자신의 몸마저 이웃에 나눠주기로 한 그 주인공들은 경기도 광주군 도척면의 김화식(대건 안드레아ㆍ50ㆍ도척본당)씨 가족으로 시신을 기증한 김화식씨에 이어 부인과 딸, 아들등 모두가 장기를 기증한 상태.
『온 가족이 함께 장기를 기증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은데 장기기증의 필요성을 알려 주었더니 온 가족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장기기증에 응했습니다』
김화식씨 가족이 장기를 기증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아버지 김씨가 광주본당에서 시신의 염습등 연령회 봉사를 하면서 장기기증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죽어서 땅에 묻히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 육신이지만 장기가 필요한 이웃에게 나눠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시신염습때마다 했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평소 하고 있었던 김화식씨는 광주에서 도척으로 이사를 가게 됐고 지난 1월, 장기기증을 통한 이웃사랑을 강조한 도척본당 주임 방상복 신부의 강론을 듣고서는 곧바로 강남성모병원을 찾아 사후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왕이면 자신뿐만 아니라 오 가족이 함께 하길 권하자 부인 양금선(비르 짓다ㆍ45)씨와 인옥(소화데레사ㆍ23), 재훈(대건안드레아ㆍ21)이도 두말없이 장기 기증에 동참, 온 가족이 이웃을 위해 장기기증을 하기로 의견일치를 본 셈이다.
김화식씨 가족이 기증한 장기는 각각 심장과 간장 췌장, 신장(2개), 안구(2개)등 모두 합해 22개. 김씨 가족들이 사망 했을 경우 장기이식이라는 방법을 통하지 않고는 도저히 회생 불가능한 생명을 그만큼 구해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도척면 방도리 큰 도로변에서 식당인 「그때 그집」과 카센터인 「오토 달구지」등 두개의 사업체를 온가족과 함께 화목하게 경영하고 있는 김화식씨 가족.
특별히 사순절을 맞아 장기기증신청서에 서류를 작성하던 경건한 마음이 새롭게 피어오른다는 김화식씨 가족들은 물질보다 더 귀하게 여겨온 몸도 기증한 만큼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이웃을 위한 모범으로 살다가 죽어서는 남을 통한 새로운 빛으로 영원히 사는 길』이라고 스스로 강조하고 있다.
꾸르실료를 수료하고 레지오 단장을 맡기도 하는 등 신심 및 봉사 활동에 바쁜 김화식씨의 남은 소망은 『죽을 때까지 주님의 종답게 살다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 도망치지 않고 떳떳하게 나타날 수 있길 바라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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