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고통을 같이 하며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밝히는 일꾼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청룡봉사상 제32회 시상식이 3월 6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문화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모두 10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이번 청룡봉사상 시상식에는 특히 두 명의 신자가 청룡봉사상 신상(信賞)과 인상(仁賞)을 각각 수상하는 기쁨을 누려 화제가 되고 있다.
◆ 신(信)상 받은 조홍무(시메온)경위
“주님의 도구로 써 주시니 감사할 뿐”
『신앙인으로서 남에게 베푸는 것이 바로 나를 위하는 길이라는 생각을 늘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어렵고 힘든 사람을 도와주는 도구로 써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청룡봉사상 신상(信賞)을 수상한 조홍무(시메온ㆍ55ㆍ전남 여수동산동본당) 경위는 이번 상이 감회가 남다르다. 바로 첫 부부 수상자가 됐기 때문. 6년 전 부인 석진례(글라라ㆍ48) 경위도 비행 청소년들을 올바르게 선도한 공적이 인정돼 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67년 경찰계에 투신한 조경위는 알려진 봉사꾼이다. 주위에서「조신부」란 별명을 붙여줄 정도로 시각장애인들에게 쏟는 정성이 지극하다. 그는 자신의 2층집 아래층을 오갈 데 없는 시각장애인들의 삶의 터전으로 내어주고, 불우한 시각장애인들의 자녀를 위해 장학금 지급을 주선해왔다.
조경위는 97년을 특히 잊을 수 없다. 그가 열심히 동분서주한 결과 여수ㆍ여천 지역 내 시각 장애인 복지를 위한 맹인선교복지회관을 건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대교구 가톨릭 경찰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조경위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무의탁 노인시설, 소아마비 가출소녀 등도 보살피고 있다.
◆ 인(仁)상 받은 김옥순(데레사)원장
“임종 앞둔 노인 수발이 곧 기쁨”
『미안한 생각밖에 안듭니다. 저보다 좋은 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이 상을 받게 돼 죄송할 뿐입니다』
서울 방학2동에서「요셉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옥순(데레사ㆍ57ㆍ서울 도봉동본당) 원장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자신이 너무 과분한 상을 받았다며 부끄러워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구절을 늘 마음속에 깊이 새기며 살아가는 김원장은 한때 성자복지병원 간호사 수녀로 생활한 적도 있었다.
지난 94년 2월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45만 원의 사글세 집을 마련,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을 보살펴 온지 4년째. 이곳은 암, 치매, 중풍 등 임종을 앞둔 노인들이 찾는 마지막 안식처이다. 요셉의 집에 기거하는 노인들은 14명. 최근 집 앞에 버려진 선천성 기형아 길재(9)도 그들의 가족이 됐다.
대소변도 못 가리는「요셉의 집」가족들. 이들을 일일이 챙겨야 하는 수고도 김원장에겐 기쁨이요 즐거움이다. 지금까지 여기서 눈을 감은 노인이 모두 17명. 김원장은 그들의 임종을 놓치지 않고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 보았다.
앞으로 더 많은 가족들을 받는 게 꿈이라는 김원장은 『더 이상 모시고 싶어도 여건이 안돼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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