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음의 성전의 문을 열었을 때 제 성전이 함께 하는 사람들로 하나 둘 채워짐을 느꼈습니다』
서른셋의 나이로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치러진 가톨릭대학교 입학식 자리에 입학생으로 선 이가 눈에 띄였다. 작은예수 수도회 부원장 봉하령(마리요셉) 수사.
그는 수사이기에 앞서 왼쪽팔을 늘어뜨린 2급 장애인이다.
장애인으로서는 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 가톨릭대학교 입학을 현실로 맞은 봉하령 수사의 입학 감회는 남달랐다. 그는 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수도자 전형으로 가톨릭대학교에 입학하게 됐던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조그마하나마 희망의 등불이 되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입학 소감은 간명했다. 개인적인 꿈도 꿈이지만 한국 가톨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자신의 모습이 자신을 닮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초등학교 3학년때 이웃 친구의 아버지가 모는 경운기에 왼쪽팔을 절단 당하는 교통사고를 당해 2급 신체장애를 입은 봉수사는 가톨릭대학교 입학식이 치러진 후 만남에서 자신의 고통스러웠던 과거도 오늘을 위해 하느님이 계획해 두신 일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느님, 제 팔이 다시 자라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주님, 제가 주님을 온전히 닮아 마음 속에서 완전한 성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봉 수사가 중학교 1학년 나던 해인 79년 8월 진해 중앙성당에서 영세를 받을 때의 첫 기도와 92년 작은예수 수도회 입회 후 94년 12월 8일 첫서원을 할 때 기원했던 소원이다.
그의 첫기도와 소원이 이미 성취되고 있다고 믿는 봉수사.
『지금 생각해보면 제겐 형제라는 팔이 생긴 셈입니다. 또, 형제들과 살면서 꿈꿔왔던 성가정도 제 세례명대로 마리요셉에 예수님을 닮는 삶을 보탬으로써 하나 하나 이뤄갈 수 있었습니다』
그는 앞으로 4년동안의 가톨릭대학교 수학기간에 자신이 소원한 성가정의 꿈을 다져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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