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교회 사목은 공동체에게 교회의 규정과 가르침을 설명하고, 그에 맞추고 따르기를 요청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개인의 인격을 중시하는 현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사목자가 각 개인이 처한 상황을 존중해 그에 맞는 사목적 대응방법을 찾아나서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최근 신학분야에서 ‘실천신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서울대교구 심흥보 신부(가톨릭교리신학원 교수 겸 통신신학 교육부장)는 1988년 사제품을 받고 본당 사목에 나서면서부터 ‘사목직’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사제와 평신도 지도자들이 사목직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정리해 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수년전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어찌 보면 무모해 보이는 실험적 시도로 비쳐질 수도 있었지만, 그 도전의 배경에는 ‘한국교회의 보다 활발하고 깊이 있는 신학 연구의 계기’를 마련하고픈 소명의식이 깔려 있었다.
심 신부가 마침내 그 첫 실마리를 풀었다. 최근 ‘미래사목총서’ 제6권으로 출간한 「현대 실천사목신학 개론」(위즈앤비즈/552쪽/2만5000원)을 통해서다. 책은 표제 그대로 실천사목신학에 대한 ‘개론서’다. 전문적 주해보다는 그 본질과 가치를 소개하는 데 무게를 뒀다는 뜻이다.
책은 ‘사목자’라는 배우가 서는 무대인 ‘사목직’에 대해 꼼꼼하게 살핀다. 사목직과 사목신학의 변천사를 비롯해 현대 실천사목신학의 동향, 교회 모형과 사목자상, 사목자 영성 등 ‘사목’을 둘러싼 교회의 모든 것을 두루 다뤘다. 그 과정에서 한국교회가 도입한 ‘소공동체 운동’이 보편교회의 신학 흐름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에 대한 평가와 함께 앞으로의 전망도 함께 모색했다.
그렇다면 왜 ‘실천사목신학’일까. 심 신부는 이에 대해 “한국 가톨릭계에 ‘사목신학’이라는 용어는 통용되는 반면, 아직 ‘실천신학’이라는 용어는 생소하기 때문에 이 두 단어를 합쳐 ‘실천사목신학’이라 명명했다”며 “신부님들과 사목직에 참여하는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사목에 대한 여러 가지 신학적 이론과 경향을 확인하고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추천의 말’에서 “사목신학의 전승과 현대 이론 및 경향을 종합해 교회 사목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한 시도가 돋보인다”며 “실천사목신학을 학문의 대상으로 다루기보다 실천신학적으로 다뤘다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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