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2천년 대희년 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경갑룡 주교)가 대희년 길잡이 4-「생명을 주는 힘이신 성령」을 4월 13일 출간했다. 대희년 길잡이 4 「생명을 주는 힘이신 성령」은 성령의 해를 살고 있는 신앙인들이 성령의 참 실체를 깨닫고, 눈뜨게 하여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 나도록 이끌어주는 묵상서이다.
이병호 주교가 저술한「생명을 주는 힘이신 성령」의 내용 일부를 요약 정리했다.
▧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는 더 유익하다.
예수께서는 성령을 「다른 협조자」라고 말씀하신다. 여기 「협조자」라는 말은 「부르면 언제나 달려가 도와줄 태세를 갖추고 곁에 있는 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분이 오시면 죄와 정의와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꾸짖어 바로잡아 주실 것이다』(요한 16, 8). 이것이 성령께서 오실 때 제일 먼저 하실 일이며, 예수께서 가시고 성령께서 오시는 쪽이 제자들에게 「더 유익한」 첫 번째 이유이다.
성령께서는 「아버지의 약속」이시다. 성령만이 예수께서 이루어진 하느님의 약속을 사람들에게 실제로 전달해 주셨다. 그런 의미에서 성령은 하느님의 모든 약속을 완성시켜 주시는 분이시다.
성령께서는 「위에서 오는 힘」이시다. 성령을 받는다는 것은 곧 예수님의 정신을 지닌다는 것을 의미한다.
▧ 그리스도 신앙의 위대성
복음의 어떤 자리에서도 예수께서는 죄인들에게 먼저 회개한 다음에 오라고 요구하시지 않는다. 먼저 용서하시고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권고하신다. 구원은 철저하게 거져 주어지는 것이며, 그 대가는 너무나 비싸서 우리로서는 어차피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그리스도 신앙의 놀라운 특성이다.
구원은 우리의 의지를 동원한 노력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참으로 필요한 것은 우리를 살리시려고 그리스도이신 예수께서 십자가 위에서 치르신 값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바라보는 일이다.
사람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온전히 하느님을 쳐다보는 것을 가리켜 「기도」라고 한다.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실상 필요한 단 한 가지』에 대한 감각을 회복하는 일이다. 그렇게 해서 성령의 힘이 자신과 교회 공동체 안에 흘러 들어와 그 모두에게 새로운 생명력을 줄 수 있게 하는 일이다.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루가 11, 9~13).
▧ 교회와 성령
성령을 받은 개인과 교회 공동체는 하느님께서 머무르시는 곳, 하느님께서 인간 안에 그리고 인간이 하느님 안에 있는 공간이다. 교회는 무엇보다 친교이고 그 친교의 원형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 백성 모두」가 성령을 통해 예언직, 사제직,왕직을 수행할 권리와 의무가 있음을 천명했다. 이처럼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이 각기 성령께 받은 고유의 은사를 살리면, 우리는 각자 자기의 자리를 지키며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주신 사명을 막힘없이 담대하게 실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00년 대희년 다함께 준비합시다] 대희년 길잡이 (4)「생명을 주는 힘이신 성령」 출간
성령은 「부르면 언제나 달려가 도와주는」협조자
성령을 통해 예언직 사제직 왕직을 수행할 권리와 의무 있어
발행일1998-04-19 [제2098호,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