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품을 받고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봉헌한지 25년. 73년 서품을 받은 동창신부들이 은경축을 맞은 기쁨을 함께 나누기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박노헌 신부를 비롯해 임상무, 이병문, 유병일, 김중호 신부 등 모두 31명의 서품 동기생들은 25주년을 맞은 올해 은경축의 의미와 기쁨을 더욱 깊이 하기 위해 공동으로 도보성지순례를 떠나는 한편 모든 동기 사제들의 글을 모아 「반의 반을 살고」라는 제목으로 은경축 기념 책자를 발간했다.
이 같은 뜻을 모은 것은 지난해 동창회에서였다. 대개 은경축은 각 본당에서 성대한 잔치로 마련되는 것이 통례이지만 봉헌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살기 위해서는 좀 더 뜻 깊은 기념행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었다.
그래서 마련한 것 중 하나가 도보성지순례다.
공동성지순례는 5월 5~11일 6박 7일이다. 73년 사제 서품 피정을 지도해준 두봉 주교로부터 강의를 들으면서 시작되는 순례는 신학교, 절두산, 새남터, 배론, 연풍, 양지, 미리내와 솔뫼, 해미, 갈매못, 천호성지까지 이어진다. 순례 동안 병으로 요양 중인 신부들을 찾아 문병도 한다.
한국 사제단의 「맏형」인 김대건ㆍ최양업 신부의 발자취를 찾아 땀 흘려 걸으면서 사제로서의 25년을 감사하고 사제로서의 남은 삶도 거룩하게 해주시기를 하느님께 기도하게 된다.
은경축 기념책자 「반의 반을 살고」(기쁜 소식 간행)는 1백을 온전한 숫자로 보고 그 1/4을 살아온 것을 되새기는 의미이다. 이 책에는 은사인 최창무 주교의 축사와 전체 동창이름의 발간사, 서품 당시의 얼굴 모습과 신학교 건물 및 단체 사진들을 비롯해 모든 동창신부들의 사진과 약력, 글들이 소개된다.
단상, 자서전, 강론, 논문 등으로 분류해 5백여 쪽 분량에 담은 기념책자에는 김해동 신부(마산), 장희영 신부(인천), 이용유 신부(서울) 등 이미 선종한 신부들의 글도 정성스럽게 선별해 담아 동기간의 우애가 돋보인다.
은경축의 기쁨과 은총을 함께 나누기로 한 것은 유난히 동기간의 우애가 깊었던 이들에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제로 서품되자마자 이들은 자신들의 미사예물을 함께 나누기로 뜻을 모았다. 거의 매월 열린 동창회에서 미사예물 등 지난 한 달간의 모든 수입 중에서 경제적으로 풍족한 신부는 그렇지 못한 동창신부에게 자신의 여유분을 나눠주곤 했다. 서품 10주년인 83년에는 1천만 원을 모아 후배들의 양성을 위해 신학교에 장학기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은경축 기념사업의 총책임을 맡아 「대표 도우미」로 실무를 추진한 박노헌 신부(서울 번동본당 주임)는 『사제로서 살면서 느끼는 개인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며 『사제직에 봉사함을 공동으로 감사하고 앞으로는 동창신부만 아니라 교회의 모든 계층, 하느님 백성 모두와 공동으로 복음을 전파한다는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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