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교사들의 눈에 비친 한국과 한국교회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10년 20년 혹은 평생을 「영원한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그들의 눈을 통해 좀 더 객관적인 우리의 모습을 들어다 볼 수는 없을까? 그들의 소중한 체험을 통해 나와 내 이웃의 삶을 되돌아보고자 「선교사들이 들려주는 한국, 한국교회 사랑하기」를 마련했다.
한국은 주님의 축복을 많이 받은 나라이다. 외국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더욱 그렇다. 다른 나라에 가 있는 선교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더더욱 그렇다. 일본이나 대만, 태국 등은 전혀 전교가 안되는 지역이고 중국은 아직도 전교를 법으로 금하고 있지 않는가.
수백명의 대녀를 둔 대모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국 신자들의 열성에 새삼 감탄한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도 아침 미사 종이 울리면 많은 신자들이 몰려온다. 이들 모두는 나름대로 많은 어려움과 고민 속에서 살아가지만 신앙생활에 열심이다. 나는 성체를 분배하면서 한사람 한사람의 어려움을 떠올리고 그들이 이겨낼 수 있기를 기도한다.
나는 주님께 감사하면서 하느님의 뜻대로 살려는 한국 신자들의 노력을 너무 너무 좋아한다. 얼마 전 평신도 선교사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나가있는 김세레나씨를 만났다. 종교의 자유도 없는 나라에서 늘 기도하며 그리스도와 함께 살고 있다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앙 아시아 카자흐스탄에 평신도 선교사로 나가 있는 아가다씨는 종교색을 전혀 띠지 않고 그곳 교육시설에서 봉사하고 있다. 교육기관이 종교와는 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말없이 생활로써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이들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얼마전 해외선교사 파견미사를 집전한 일이 있다. 많은 수도자와 평신도선교사들이 파라과이 이디오피아 홍콩 브라질 아르헨티나 아프리카 중국 칠레 케냐 헝가리 등으로 파견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한국교회의 선교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교회가 아시아 선교의 중심에 서달라는 교황님의 당부가 지극히 당연하다고 본다.
교회를 떠나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 아름답다. 켈레비전만 보면 모두 나쁜 사람만 있는 것 같지만, 마음을 아름답게 쓰면 아름다운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된다. 깨끗한 사랑, 보기 드문 사랑을 지닌 사람이 많다.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축복이고 나에게는 대단히 놀라운 일이다.
[선교사들이 들려주는 한국, 한국교회 사랑하기] 1. 축복 받은 나라 한국/두봉 주교
한국 신자들의 열성에 새삼 감탄
깨끗한 사랑, 보기 드문 사랑 지닌 사람 많아 대단히 놀라운 일
발행일1999-04-04 [제2145호,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