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겸 아동문학가인 김율희(임마누엘라·49)씨에게 아버지는 각별한 존재였다. 완고하고 엄격했지만 한편으론 다정다감했던 아버지를 그는 무서워하면서도 좋아했다. 그러던 아버지는 2002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를 모시고 가는 가족 여행을 하루 앞두고서였다. 그렇게 떠난 아버지가 가슴이 찢어지다 못해 원망스러웠다. 그리움은 회한이 돼 가슴에 묻혔다.
김씨가 작고한 아버지를 그리며,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는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신작 동화를 내놓았다. 자신을 희생해 사람들을 돕는 도깨비 이야기를 담은 「도깨비 쌀과 쌀 도깨비」(김병남 그림/개암나무/80쪽/9000원)다.
책은 도깨비 ‘우달’과 ‘또리’ 부자(父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희생과 나눔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홍수에 휩쓸려 죽을 뻔한 아들 도깨비 또리가 사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지자, 사람들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도깨비 쌀을 가져다주는 아빠 도깨비 우달의 사연을 흥미진진하게 그린 작품이다. 선행은 또 다른 선행을 불러온다는 세상의 진리를 새삼 일깨워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최근 이 책을 우수 작품으로 선정했다.
김씨는 서문에 “가족들에게 헌신했던, 세상을 위해 헌신했던 아버지의 삶을 도깨비 ‘우달’을 통해 녹여내고 싶었다”며 “내 속에서 태어난 도깨비 ‘우달’은 또 다른 아버지였다”고 적었다.
김씨는 198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지만 시작(詩作)보다는 동화 집필에 힘써왔다. 그가 2007년 낸 「책 도령은 왜 지옥에 갔을까?」는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한국아동문학작가상과 경기도문학상 본상 등을 수상한 그는 현재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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