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부활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자 정점(頂點)이다. 교회가 ‘예수부활대축일’부터 ‘성령강림대축일’까지 50일을 부활 축제 기간으로 지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하고 기쁜 부활 축제를 지내는 한국교회 신자들의 삶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무덤덤해 보이기까지 한다. 미사에 참례하고 달걀을 나누고 나면 그걸로 부활 축제는 끝이다. 이렇게 된 데는 우리 교회에 그리스도교의 전통을 제대로 살리는 신심행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활시기의 신심행위 가운데 ‘빛의 길’(Via Lucis)이 있다. 서구교회에서는 사순시기의 ‘십자가의 길’에 상당하는 대표성을 갖는다.
최초의 ‘빛의 길’은 제16대 교황 성 갈리스토의 카타콤 벽에 새겨진 작품에서 기원한다. 이를 1900년 로마의 사비노 팔룸비에리 신부(살레시오회)가 부활 후의 사건을 더해 14처 기도로 만들었다.
이 기도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 「빛의 길」(가톨릭출판사/76쪽/5000원)이 최근 번역 출간됐다. 니꼴로 M.로스의 원작을 김종수 신부(교황청립 로마한인신학원 원장)가 우리말로 옮겼다.
‘빛의 길’은 주님의 수난과 죽음으로 절망을 느낀 사도들과 첫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써 체험하는 기쁨의 묵상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내는 부활 축제로의 초대장이자 은총의 선물이기도 하다.
예수 그리스도가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제1처) 막달레나에게 나타나고(제3처), 엠마오의 제자들과 함께 걸어가며(제4처) 토마스의 믿음을 굳건하게 하고(제8처), 베드로를 사도단의 으뜸으로 세우고(제10처) 제자들에게 선교 사명을 맡기며(제11처), 마침내 하늘에 올라 성모 마리아와 함께 성령을 기다리며(제13처) 아버지의 성령을 당신 제자들에게 보내는(제14처) 영적 여정이 14처 안에서 이뤄진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추천사에서 “‘빛의 길’ 기도는 우리에게 부활의 신비를 보다 깊이 묵상하고 나아가 진정한 부활의 실존을 살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앞으로 전국 각 본당마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빛의 길’이 세워져 교우들의 부활 신앙에 큰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의 070-8233-8221 가톨릭출판사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