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주석학자 하인리히 쉴리어(Heinrich Schlier·1900~1952)가 1968년 발간한 ‘예수 그리스도 부활’에 대한 논문은 4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진가를 인정받는다. 이 책만큼 부활 사건을 해석하는 데 있어 철저하게 성경의 증언을 토대로 간결하고 정확한 논리를 전개한 이론서는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부활의 현상과 독창성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활이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임을 확고히 하고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20세기 가톨릭 부활신학의 백미로 꼽히는 쉴리어의 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됐다. 이 책을 국내에 소개한 역자는 김지영(프란치스코·59) 주교황청 한국대사다.
김 대사는 지난 2008년 5월 교황청 트렌타조르니 출판사가 펴낸 동명의 책을 접한 뒤, 올해 예수부활대축일 출간을 목표로 번역에 착수했다.
책은 크게 서문과 세 부분으로 나눠, 서문에서는 부활 사건의 기록과 전승 과정 등을 연구, 분석하고 논증의 방법론을 설명한다. 특히 신약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언급한 ‘간결한 선언문’과 빈 무덤 및 발현 이야기를 주로 다룬 ‘부활 이야기’를 집중 분석한다.
제1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성경의 문장 구조 속에서 고찰했으며, 제2장은 부활에 대한 믿음의 근원 및 부활과 발현의 관계를 언어학적 관점에서 소개했다.
마지막 제3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이 역사적으로 확실하다는 결론에 이르는 장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발현의 의미를 살펴본 뒤, 부활이 ‘하나의 사건, 곧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임을 확고하게 견지한다.
쉴리어는 특히 제자들이 그들에게 나타난 실재의 현상에 의해 압도당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결국 부활 신앙은 그러한 압도당한 사실로부터, 곧 그들의 생각과 바람을 바꿔놓은 사건으로부터 생겨났다는 것이다.
김 대사는 책 말미 자서(自序)에서 “성경의 해당 구절을 되새기면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 자신이 그 당시로 되돌아가 사도들과 같이 경험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고 발현하시어 하신 말씀과 행적들이 지금 막 이뤄지는 것 같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 문의 070-8233-6222 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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