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는 ‘혼’이 담겨 있다. 수세기 전에 그려진 그림을 지금 보더라도 가슴 저 밑에서 뜨거운 무엇인가가 올라오는 것을 보면 그 ‘혼’은 시대도 망라한다.
최근 서양화가 박혜원(소피아·42)씨가 펴낸 「매혹과 영성의 미술관」(생각의 나무/311쪽/2만2000원)은 한 장, 한 장 넘기는 순간 감동의 연속이다.
책에는 6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교의 미술작품 92점이 실려 있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명화를 비롯해 수도원 벽화와 수사본 삽화, 스테인드글라스, 조각, 제단화 등 다양한 작품이 수록돼 있다. 그리스도교가 서양미술에 미친 영향을 고려한다면 이 한 권의 책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미술여행을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작품들은 서양미술사의 맥락이 아닌 연대순으로 배열됐다. 여기에는 역사의 흐름과 함께하면서 그리스도교 미술의 전개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또 성화의 신성함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
그리스도교 미술여행은 가장 오래된 이콘 작품 중 하나인 이집트 시나이의 성 카타리나 수도원 ‘판토크라토르’로 시작된다. 함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던 작품들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색상도 인물의 표정도 다채로워짐을 발견할 수 있다. 이콘의 무표정한 예수는 16~17세기 카라바조에 의해서 고통과 시름에 잠긴 모습 또는 의심하는 제자 토마스에게 자신의 찢어진 옆구리를 보여주면서도 인자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특히 이 책에는 초기 그리스도교 미술뿐 아니라 19~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실려 있어서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벨기에 브뤼셀 리브르 대학교에서 서양미술사를 전공한 저자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곁들인 친절한 설명들도 책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저자는 “성화의 본질은 신과 만나게 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며 “책에 소개된 작품들이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독자들을 ‘관조’의 길로 안내해 주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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