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칠십인역 그리스어 구약성경을 가지고 있습니까? 만약 없으면, 여러분이 가진 모든 것을 팔아서라도 칠십인역을 한 권 사십시오.”
19세기 후반 독일의 구약학자 히치히 교수는 신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만큼 성서학은 물론 신학 전반에 있어서 칠십인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지난 한 세기를 보내며 칠십인역은 성서학에서조차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구약성경이면서 신약성경의 말로 기록된 칠십인역을 성서학자들이 외면한 것이다.
칠십인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1947년 ‘쿰란 문헌’이 발견되면서부터. 이후 서구 교회에서 몇몇 개론서들이 선을 보였으나, 연구자들을 위한 입문서는 여전히 답보상태였다. 마침내 칠십인역 전반을 다룬 안내서인 「칠십인역 입문」(김정훈/바오로딸/468쪽/2만3000원)이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한님성서연구소’(소장 정태현 신부)와 ‘바오로딸’이 공동으로 기획한 ‘유다·그리스도교 고전 입문 총서’ 시리즈의 Ⅰ-1권이다. 독일 부퍼탈신학대에서 구약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지낸 김정훈 교수(부산장신대 구약학 교수)의 결실이기도 하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마당에선 칠십인역의 기원과 특징, 번역과 개정의 역사를 살펴보고, 둘째 마당에선 필사본의 역사 및 인쇄본과 비평본을 총 망라했다. 셋째 마당은 칠십인역 연구를 위한 실제 방법론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서문에서 “칠십인역은 구약성경의 원어인 히브리어를 잊은 디아스포라 유다인들과 초대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만나는 귀중한 통로 구실을 했다”며 “칠십인역이 없었더라면 신약성경은 물론 그 이후 초대 교부들의 문헌도 지금처럼 풍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입 문의 02-944-0944~5 바오로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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