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육체와 정신을 지니고 있으며 주변의 여러 환경적 요소들은 한 사람의 발전을 촉진시키기도 하고 방해하기도 한다.
인간 각 개인은 자신만의 환경 안에서 독특한 역사를 지니고 살고 있으며, 또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역사를 현재에서 써가며 살아간다.
우리가 바라보는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현 기성세대의 시각과 판단에서 본다면 그들의 문화나 가치, 판단, 행동 등은 어설프고 설익은 풋과실처럼 보일지라도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역사를 쓰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속도계를 달고 나름대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기성세대가 그런 청소년시절을 겪고 어렵게 지내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청소년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교만이며, 그에 대한 깊은 반성과 숙고를 해 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우리 때는 저러지 않았다…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모르겠다…커서 무엇이 되려나 걱정이다…’ 등의 말을 자주 하곤 한다.
그러나 그러한 말 안에는 이미 청소년문화는 주류문화(기성문화)에 견주어 볼 때 그 밑에 있는 ‘하류문화’라고 무의식 중에 무시하는 것이고, 그래서 덜 성숙하고 반항적인 문화라는 일말의 ‘업신여김’이 깔려있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청소년을 바라보기엔 반항적이고 어설픈 문화를 가지고 살아가는 미성숙의 단계인 것 같지만, 사실은 청소년들도 그들 나름대로 자신들만의 문화를 공유하며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청소년문화이든 기성세대의 문화이든, 문화란 사회구성원(기성세대와 신세대)들이 함께 공유하는 것이며(문화의 공유성), 주문화 안에 서로 다른 작은 문화가 공존한다는 것을 인정해야하며(다양성), 사회에서 공유되어지는 규칙들은 일상생활을 통해서 학습되고(학습성), 한 세대를 거쳐 다음 세대로 전해지고(축적성), 시간을 거슬러 정체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변화(가변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청소년들도 우리 사회 문화의 한 구성원이며, 또 학습된 기존 문화를 새롭게 변화시켜 나가는 ‘문화창조의 주역’들인 셈이다.
현재 우리사회뿐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도 청소년들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이 자신이 처해있는 여러 상황을 스스로 잘 이해하고 자신의 길을, 자신의 미래를 잘 찾아 가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리라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 교육문화 안에서의 고민은 더욱 심각하다.
‘한 줄 서기’의 입시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한계에 짓눌려 방황과 탈선을 하는 우리 청소년들… 어떻게 도와 줄 수 있을까 심히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입시제도에 압박감을 느끼는 청소년들은 이미 그들의 가상공간 안에서 자신들의 고유한 인터넷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인터넷의 가상공간은 자신의 나이와 신분을 다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익명성’과 자신들만의 관심분야에 대한 공유를 위한 ‘커뮤니티(Community, 가상공간 공동체)’형성, 그리고 UCC(User Created Contents)활동을 통해 자신들이 자료를 만들어 컴퓨터에 직접 올리는 ‘생산자(producer)’이기도 하며 동시에 다른 사람이 만든 자료를 활용하거나 유희에 사용하는 ‘소비자(consumer)’이기도하다. 그래서 청소년들을 가상공간 안에서는 ‘프로슈머(생산자 producer와 소비자 consumer의 합성어)’라고도 한다.
청소년의 가상공간은 놀이(게임) 및 유희의 공간이며 카타르시스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렇듯 이미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공간의 문화가 청소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실제 하는 공간이듯, 우리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가상이든 현실이듯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청소년 그들은 이미 우리 문화의 ‘공유자’이며, ‘창조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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