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가장 가까운 친분으로 꼽히는 정종휴(암브로시오·59)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최근 교황의 저서 「신앙·진리·관용」(원제 Glauben-Wahrheit -Toleranz/가톨릭대학교출판부/312쪽/3만원)을 번역, 출간했다. 정 교수는 지난 20여 년 동안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저서를 다섯 권이나 한국어로 번역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교황의 집무실이 있는 이탈리아 카스텔 간돌포를 찾아가 교황을 알현하고 이 책을 봉정했다. 그간 정 교수의 번역서마다 서문을 따로 써주는 등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교황은 “전 세계적으로 내 책을 번역한 사람이 수 백 명 있지만, 다섯 권이나 번역한 사람은 한국의 정 교수님뿐”이라고 말했다고 정 교수는 전했다.
정 교수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인연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독일 뮌헨대 법제사연구소 객원교수로 있던 때다. 그는 우연히 한 서점에서 교황(당시 요셉 라칭거 추기경)의 대담집 「신앙의 현재 상황-그래도 로마가 중요하다」를 접했고, 이 책을 자신의 신앙 나침반으로 삼았다.
1년 뒤 그는 라칭거 추기경의 사제서품 40주년 기념식에 찾아가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추기경은 이를 흔쾌히 승낙했다. 이때부터 정 교수는 추기경의 저서인 「그래도 로마가 중요하다」(1994년), 「이 땅의 소금」(2000년), 「하느님과 세상」(2004년)을 차례로 번역했다. 이후 2005년 4월 라칭거 추기경은 교황에 즉위했고, 정 교수는 「전례의 정신」(2006년)에 이어 이번에 다섯 번째 번역서를 냈다.
「신앙·진리·관용」은 교황이 추기경으로 사목할 당시 10여 년 동안 발표한 강연들을 모아 정리한 것으로, 현대 사회의 종교 간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는 대작(大作)이다. 신학과 철학 전반을 아우르며 그리스도교 일치운동과 관용 등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제시하고 있다.
정 교수는 “책이 가진 규모와 깊이 때문에 내용 정리와 요약이 쉽지 않았다”며 “이 책은 안락의자에서 볼 책이 아니라 책상에서 연필과 공책을 가지고 읽어야 할 책”이라고 소개했다.
1950년생인 정종휴 교수는 일본 교토대학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고 독일 뮌헨대와 프랑크푸르트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일본 히토츠바시대 및 규슈대학 등에서 객원교수를 지냈으며, 전남대 법과대학장 및 행정대학원장, 사법시험·행정고시·외무고시 출제위원 등을 역임했다. 한국민사법학회 회장을 거쳐 현재 한국법사학회장을 맡고 있다.
※문의 02-740-9718 가톨릭대학교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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