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첫 시집 「어느 신부의 낙서」 이후 꾸준히 시작(詩作)을 이어온 권흥식 신부(서울 대치3동본당 주임)가 자신의 여섯 번째 시집 「청계천 스케치」(기쁜소식/176쪽/7000원)를 냈다.
권 신부는 최근 대치3동본당 주임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5년 동안 청계시장(준)본당 주임으로 사목해왔다. 이번 시집에는 그가 동대문 패션몰의 한복판에서 신앙공동체를 꾸려나가며 사제 특유의 시각과 감성으로 빚어낸 시 90여 편이 오롯이 담겨있다.
‘평화시장 2층 한 바퀴 / 교우들의 얼굴엔 편치 못한 어둠이 가득하다 / 불경기 탓에 / 텅 빈 서랍 / 얄팍해진 뒷주머니 / 배고픈 지갑 / 공통의 非言語 / 한숨 / 그래도 / 신앙생활은 / 100점 더하기+α’ (‘한숨’ 전문)
매일 치열한 삶의 전쟁을 치르면서도 열정적 신앙생활을 이어나가는 시장 상인들의 모습도 감칠맛 나게 그려냈다.
‘밤새 장사하며 / 녹초에 녹초가 되었어도 / 여지없이 / 주일미사에 참여한다 / 하품을 하고 / 눈꺼풀이 무거워 / 꾸벅꾸벅 떡방아 찧어도 / 터덜터덜 / 무거운 발걸음 떼어 놓으며 / 성당 / 철계단 오르는 사람들 / 나의 강론 소리가 / 자장가로 들려도 좋다 / 화장 안 하고 / 넥타이 풀어 헤쳐도 좋다 / 주님 찾아오는데 누가 뭐래노’ (‘시장 사람들의 주일’ 전문)
권 신부는 머리글에서 “청계시장본당 교우들과 함께 살아온 시간을 있었던 그대로 주님께 봉헌하고 싶었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이 책의 판매 수익금은 권 신부가 초대 주임신부로 부임했던 의정부교구 인창동성당 건축 부채 충당금과 청계시장본당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쓰인다. ※문의 02-762-1194~5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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