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사목’이란 말은 양을 치는 ‘목자(牧者, pastore)’란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목자가 양을 돌보듯 하느님께서 양을 돌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복음화적 차원에서 본다면 ‘사목(司牧, pastorlae)’은 ‘인간구원을 위한 봉사활동’(주교교령 35)을 의미하며, 그 사목활동의 진행방향은 위 그림과 같다.
그림에서 보듯 ‘사목’은 교회공동체의 모든 활동을 포함하며 성령의 활동으로 인한 구원을 전제로 한다. 즉 ‘사목’은 ‘하느님구원의 말씀’이 바탕이고 그 ‘말씀의 봉사’인 ‘교리교육’을 전제로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 교회 안팎의 ‘청소년 사목’은 ‘말씀’과 말씀에 대한 봉사인 ‘교리교육’의 본질이 미약해지고, 자극에 익숙해져 있는 청소년들의 입맛 맞추기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청소년 사목에서 말씀의 봉사로 인한 구원의 메시지가 빠진다면 그것은 ‘청소년 사목’이 아니라 ‘청소년운동’에 불과하다. 설령 비신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회의 청소년 사목일지라도 과감한 케리그마(Kerygma,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선포하는 것)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복음화(Evangelizzazione)의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청소년 사목 계획에는 대상(청소년)에 맞는 구체적 목적이 있어야한다. 그 목적이 잘 세워졌다 해도 사회-문화-교육적 변인들 안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될 수 있으며, 그로인해 시행착오가 일어났다면 원인과 대책을 숙고하고 현실에 맞는 변화를 꾀해야 소위 ‘업-데이트(Up-date)’가 가능해진다.
청소년 사목은 청소년을 ‘향해서(verso)’ 가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 ‘안으로(dentro)’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세대에 대한 진정한 봉사(Diaconia)를 할 수 있으며, 청소년과 함께하는 사명 안에서의 ‘영성(Spritualita)’을 실천할 수 있다.
그를 위해선 먼저 청소년의 문화, 그들이 처해 있는 실제 상황을 잘 파악해야 한다. 청소년은 기성세대를 거부하는 기질이 있다. 기성세대보다 무언가 특별히 다르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동료 또는 또래집단을 구성해 비슷한 연령과 성숙 수준에서 밀접한 상호작용을 주고받길 원한다. 왜냐하면 이런 또래집단은 자신들의 갈등해소를 부모보다는 그 준거집단에 의지하고, 경험과 행동의 판단기준을 세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또래집단은 자신들의 정체감을 추구하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청소년 사목에는 지역, 학력수준, 부모의 경제력 등 많은 변인들이 작용한다. 따라서 청소년에게 다가가는 사목으로만은 그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청소년들의 마음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청소년들이 ‘하느님 안에서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고 ‘일상의 삶을 축제로 만들어,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도록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청소년 사목방법의 한 예로 ‘해석학적 방법론(Metodologia ermeneutica)’이 있다. 이는 어떤 이론이나 체계에 의해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살고 있는 현재 ‘삶의 자리’에 초점을 맞춰 자신들의 경험과 역사, 다른 문화에 견주어 현실을 직관하며 자신들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 안에서 스스로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다. 청소년 사목에서 각자의 체험을 나누는 것(Narrazione)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청소년들이 직접 경험한 ‘직접체험’을 서로 나누고 다른 사람의 ‘간접체험’을 들려주는 것은 청소년 사목 방법 중에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다.
서로 체험을 나누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는 것 이상으로 인간의 체험한계를 넘어 그 심연에 담긴 삶의 가치와 희망을 깨닫고 초자연적 힘을 얻게 되는 것(Invocazione)이다. 이것은 오로지 청소년 안으로 들어가서 그들과 직접체험을 나누는 동반이 이뤄질 때 가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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