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로 불리며 오지여행가, 국제구호팀장 등으로 숨가쁜 삶을 살아온 한비야(비아·51)씨가 자전 에세이집 「그건 사랑이었네」를 펴냈다.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중국견문록」,「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등의 전작에 이어지는 저자의 여덟 번째 책이다.
기존의 책들이 세계의 오지를 누비며 도전의식을 불태우거나 긴급구호 현장에서 불을 끄는 소방관 같은 활동가의 모습을 담았다면, 이번 책은 흙냄새 땀냄새 풀풀 풍기던 전작과는 완연히 다른 분위기다. 마치 자신만의 공간인 집으로 독자들을 초대해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나눌 만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책에는 한씨의 대학시절 첫사랑과의 재회, 고뇌와 눈물, 삶과 신앙 등 정말 이런 비밀까지 말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솔직한 고백들이 담겨있다. 그는 이 책을 쓴 동기에 대해 “세상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모르고 세상의 경쟁과 잣대에 재단되어 스스로 위축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공부를 못해도, 취직을 빨리 못해도, 남들보다 돈이 좀 없어도,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사랑받아 마땅하며 존재 자체만으로 빛날 수 있음을 꼭 이야기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씩씩한 ‘여전사’의 이미지로 10여 년을 살아왔지만 한씨도 이미 쉰 살이 넘었다. 그러나 언제나 열정으로 가득했던 삶이었고, 스스로도 99℃가 아닌 100℃로 살아온 삶이라고 자부하기에 세월의 흐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
한씨는 “작은 글씨가 안 보여 신문 볼 때는 인상을 팍 써야 하고, 전에 뛰어다니던 산행도 이젠 무릎이 아파서 걸어 다니며, 딸 가진 친구들을 보면 부러울 때도 있다”며 “그러나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지, 그 일을 위해 앞으로도 열정과 땀과 피눈물을 쏟을 것이며 내 힘의 원천은 하느님이다”고 전했다.
최근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자리에서 물러난 한씨는 다음 달 10일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미국 보스턴의 터프츠대학교에서 1년 6개월 정도 국제관계학 석사 과정을 밟으며 식량구호정책을 공부할 계획이다. 직접 구호이론을 공부해서 현장의 경험과 접목시켜 보겠다는 꿈이 그를 또 다른 도전의 삶으로 등을 떠밀었다.
한씨는 이 책의 ‘들어가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마음을 다 털어놓고 나니 알 수 있었다. 세상과 나를 움직이는 게 무엇인지 보였다. 세상을 향한, 여러분을 향한, 그리고 자신을 향한 내 마음 가장 밑바닥에 무엇이 있는지도 또렷하게 보였다. … 그건,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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