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가 사회전반적인 위기로 표출되고 있는 IMF한파와 관련, 교회 차원의 사목적 대안으로 실직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교구장 최덕기 주교의 특별한 관심에 따라 사회복음화원(원장=홍명호 신부)이 발간한 이 자료집은 토대로 수원교구는 교구와 단체 및 각 본당차원의 실직자 프로그램을 시행해 나갈 예정이다.
다음은 「IMF관리 체제하에서의 교회의 역할」이란 제목으로 마련한 수원교구 차원의 사목적 대안 및 실직자를 위한 프로그램.
IMF한파가 지역교회에 미치는 영향 및 사목적 대안
IMF구제금융에 따른 나라경제의 파탄은 지역교회와 무관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교회는 이러한 경제파탄을 초래하도록 방치한 것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자각해야 하며 사목자와 신자들은 자성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곳곳에서 과소비와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온갖 사회적 병폐가 확산되어 갔음에도 교회는 성전신축과 교세확장에 안주, 자신의 직무를 소홀히 할 것에 대해 속죄해야 한다.
IMF시대가 교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소득감소와 실직자의 증가로 교회 재정수입이 감소할 것이며 반대로 실직한 많은 사람들은 각박한 세상살이에 지친 영혼을 이끌고 교회로 찾아들게 될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첫째, 물질 중심의 가치관에서 영적 정신적 가치관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신교육과 교회 내부로부터의 자기 쇄신이 있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비록 본당의 헌금이나 교무금 등이 감소추세에 있지만 냉담했던 교우들이 본당을 찾아오고 있고 생존경쟁에서 뒤쳐진 퇴직자들이 영적충전을 위해 교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교회는 소극적이고 위축된 사목적 태도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사목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
둘째, 복음적 청빈정신을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들과 모든 본당, 기관, 단체들까지 확산시켜 절약과 검소한 생활실천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현대의 경제와 사회발전에 참여하여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을 외치는 사도들은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특히 청빈의 정신으로 충만해야 그리스도의 현존을 이 세상에 증거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교구와 본당의 시설물을 개방하여 IMF실직자들의 재충전을 위한 쉼터와 구직정보 교환의 장으로 제공하여야 한다.
98년도 실업률이 1백만 명에서 2백18만 명에 이를 전망이며 이는 봉급생활자의 10명당 1명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따라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실업자들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실업은 단지 일자리를 잃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욕이 상실되고 무기력에 빠진 인간성마저 파괴시킬 수 있으므로 실업자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시급하다.
넷째, 아나바다물(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 물려 쓰기)운동을 교구내 전본당과 기관에서 전개해 나간다. 이 운동은 신자들 간의 생활상의 이익을 줄 뿐 아니라 교구 본당공동체의 친교를 강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섯째, 본당내 IMF장학기금 마련 및 실직자 자녀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 등이 필요하다. 그동안 본당내 자선비 예상과 불우이웃 돕기를 위한 수익사업의 이익금등을 재원으로 IMF자전기금을 만들고 이에 대한 효율적인 집행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실직자를 위한본당 사목 프로그램
■ IMF극복을 위한 생활지침
※ 본당에서
-실직자들에게 교무금 및 신축금 등을 배려한다.
-예산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행사를 줄인다.
-IMF실직자 모임터를 만든다
※ 가정에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외화를 절약한다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며 자원재활용에 협력한다.
-외제품 구입을 자체하고 국산물을 애용한다.
※ 일터에서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돌반지 등 금붙이 선물을 안한다.
-고급 스포츠 골프, 스키 등을 절제한다.
※ 학교에서
-외제학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패스트푸드점(외국업체)이용을 줄인다.
■ 새 삶을 위한 쉼터 마련
교구내 지구 사제모임이나 본당 사목협의회 등에서는 본당내 실직자들을 중심으로 모임을 구성하거나 쉼터(모임터)공간을 제공하여 실직자들의 안식처로 재충전과 재취업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 청소녀 나눔 교실 운영
실직자 가정과 저소득 맞벌이 가정의 청소년을 위해 사회적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며 부적한 학습공간, 과외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청소년 무료공부방을 운영함으로써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는 사교육비억제에 기여토록 한다.
■ 아나바다물 매장운영.
아바나바다물 장터를 상설화하거나 정례화해 IMF실직자의 생계도움이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장학금을 주도록 한다. 또 매장운영을 통해 자원주민들의 물물교환의 나눔터로 이용한다. 수익금은 전액 실직당한 교우자녀의 장학금으로 활용한다.
[특집-실직자 프로그램 이렇게 준비합시다] 수원교구, 「IMF관리체제하에서 교황의 역할」자료집 발표
‘지친 영혼’ 에 안식 제공하자
과소비ㆍ물질만능주의 척결에 교회가 앞장
시설물 개방, 쉼터ㆍ정보교환의 장 제공
아나바다물운동 지속 추진
자녀들에 장학금 지급 등 나눔 실천
발행일1998-03-08 [제2092호,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