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개막
2천년 대희년을 앞두고 아시아 대륙의 새로운 복음화 방안을 모색하는 아시아 특별 주교시노드(주교대의원회의)가 4월 19일 장엄하게 막을 올렸다.
이번 시노드는 아시아 각국 교회와 교황청 등 공식기구 대표, 전문가와 옵서버 등 모두 3백여 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석해 5월 14일까지 한 달여 동안 계속된다. 개막에 즈음해 이번 시노드의 의미와 진행 과정, 주요 논의 사항과 기대 등을 살펴본다.
주교시노드의 종류
시노드란 「함께 길을 간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교황 바오로 6세가 1965년 주교시노드를 창설했다. 주교시노드는 세계 교회에 직접 관계되는 일반 주교시노드와 특정 지역에 관한 문제를 취급하는 특별 주교시노드로 구분되고 일반 주교시노드는 다시 정기회의와 임시회의로 구별된다: 이번 시노드는 특별 주교시노드로 지난해까지 모두 5차례 열렸다.
대의원 구성 및 요구
아시아 특별 주교시노드에는 대의원, 교황청 등 공식기구 대표, 전문위원, 옵서버 등 모두 2백85명 내외의 인원이 참석한다. 아시아 지역 교회에서 뽑은 선출대의원과 아시아 각국 주교회의의장 등 당연직 대의원 1백82명, 교황이 직접 선정한 임명 대의원 23명, 회의 진행을 도울 전문위원 17명, 옵서버 39명 등 2백61명이 확정, 발표됐고 여기에 교황청 각 부서장 25명 내외의 인원을 추가하면 참석자 규모는 총 2백85명 내외가 될 것으로 집계된다. 그 외에 일부 다른 그리스도교에서 약간 명의 대표들이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 대표단
한국교회에서는 3명의 공동의 장대리 중 한 명으로 임명된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당연적인 주교회의의장 정진석 주교, 선출대의원으로 강우일 주교, 이문희 대주교, 이병호 주교, 장익 주교 등 모두 6명이 대의원으로 참가한다.
백남익 몬시뇰은 전문위원, 한국외국어대학교 한홍순 교수(교황청평신도평의회 위원)와 샬트르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 관구 소속으로 로마의 세계수도장상총연합회(U.I.S.G.) 자문위원인 최송실(마리아) 수녀가 옵서버로 참가한다.
진행과정
-사전 준비 단계
주교시노드의 회의 진행 과정은 사전 준비 단계와 시노드 개최, 교황 후속 문헌 발표 및 적용으로 크게 나눠 볼 수 있다. 시노드 개최가 발표되면 가장 먼저 전 세계, 혹은 해당 지역이나 국가·지역 주교회의에 회의주제와 의안집을 작성하기 위한 설문들을 담은「의제개요(LINEAMENTA)」를 발송한다.
각 지역교회에서는 이 개요서에서 제기한 설문을 중심으로 교회 전 구성원의 폭넓은 의견수렴 및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응답서를 작성해 로마의 주교시노드 사무처에 보낸다. 이 응답들은 회의에서 다룰 주제들을 선정하는 「의안집(INSTRUMENTUMLABORIS)」의 기초자료가 된다.
주교시노드를 앞두고 의안집 작성이 완료되면서 참가 대의원이 확정된다.
-주교 시노드 개최
이러한 준비 과정을 거쳐 교황을 의장으로 주교시노드가 개최된다. 주교 시노드는 약 한 달간 일요일을 제외한 전 일정기간 동안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집중적인 회의를 진행하는 매우 힘든 일정이다.
주교시노드의 의장은 교황이지만 회의 진행은 교황을 대신해서 약간 명의 의장대리가 진행한다. 이번 시노드에 3명의 공동의장대리로 임명된 김수환 추기경은 다른 2명의 의장 대리와 함께 교대로 회의를 진행한다.
시노드 전반부는 주로 전체 회의로 진행되고 모든 대의원들이 의안집을 검토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갖는다. 여기서는 시노드 교부들만 발언권을 갖는 것이 원칙이며 각 대의원 주교들은 해당 지역교회 주교회의에서 협의, 취합된 내용을 중심으로 10분 내외의 발표시간을 갖는다.
개진된 의견들은 취합돼 그중에서 주요한 안건들을 선정, 언어권별로 이뤄지는 그룹회의에서 깊이 있게 논의된다. 시노드의 후반부는 이러한 분과토의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분과토의는 시노드 공식 언어인 영어와 불어, 이탈리아어 등 언어권별로 의장과 서기를 포함해 20명에서 30명의 소그룹으로 구성된다.
각 분과별로 나온 토의내용들이 취합돼 정리되고 여기에서 전체의 의견들이 조율되어 하나의 「건의사항」, 혹은 「제안사항」으로 집약된다. 이 건의사항은 회의를 마무리 짓는 전체회의에 회부되고 교부들의 표결을 거쳐 교황에게 보고하는 최종안으로 확정된다. 이로써 주교 시노드는 공식적인 회기를 마치게 된다.
- 시노드 후속 교황 권고 발표와 적용
주교시노드의 최종 단계는 교황의 시노드 후속 권고문헌의 발표이다.
교황은 주교 시노드 회기를 마치면 대의원들이 건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보통 1년 후 시노드 후속 교황 권고를 발표한다. 보편교회, 혹은 해당 지역교회는 이 교황 권고를 구체적인 사목과 신앙생활 안에서 실천하고 적용하게 된다.
한국 주교단의 입장ㆍ의견
김추기경 외 5명의 주교, 전문위원과 옵서버 등 모두 9명이 참석하는 한국은 타종교 문제와 북방선교에 대한 의견을 중심적으로 발언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타종교와의 문제에 있어서는 선교나 신앙생활 등에 있어서 많은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한국의 경우 사목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할 계획이다.
특히 북한 및 북방 선교 문제는 한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지향하는 한국교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관심사임을 고려해 이에 대한 언급이 상당히 있을 것이고 그 외에 평신도들의 자발적이고 구체적인 참여, 사제 양성에서의 영성적 측면 강화, 여성의 사회 참여와 가정의 조화, 그리고 신학교 성서교육에서의 사목적 측면 강화 등에 대해서도 거론할 예정이다.
◆ 어떤 내용이 다뤄지나
이번 아시아 주교시노드의 주제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하려고 오신(요한 10, 10)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와 아시아에서 그분의 사랑과 봉사의 사명」이다. 아시아 대륙과 교회를 위한 은총의 시간이 될 이번 시노드는 아직 소수 종교인 그리스도교가 진정으로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며 새로운 천년기를 맞아 어떤 선교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를 논의하게 된다.
정치ㆍ경제ㆍ인권
아시아는 전 세계 인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저개발지역이다. 불안한 정치상황과 후진 경제는 인간 발전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라는 점과 관련해 어려운 경제상황과 정치적 분쟁 상황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고 인권 문제도 주의 깊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의 지역적, 문화적 특성의 하나는 다양하고 풍부한 민족과 종교이다. 타종교와의 관계는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교의 선교적 전망 안에서 깊이 있게 연구 되어야 할 과제로 제시될 것이다. 풍부하고 다양한 영적 유산을 지닌 아시아의 정신과 문화 속에 그리스도교가 참된 종교로서 스스로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결국 「생명에 대한 봉사」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 시노드의안집의 기본 방향이다. 「영원한 생명」인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참된 생명의 문화 건설, 생명에 대한 봉사의 자세가 아시아 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중국ㆍ북한 선교
이번 시노드의 주제와 그 주제에 따른 내용은 지난 1995년 열린 제6차 동아시아주교회의(FABC) 총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대거 담고 있다.
한편 이번 시노드에서 다뤄질 가장 중요한 내용 중 하나는 소위 북방선교의 전망과 방안의 모색이다. 거대한 대륙 중국과 아직 폐쇄된 사회인 북한의 선교 문제는 누구보다도 한국의 깊은 관심의 대상이다. 시노드에 참가하는 한국 주교단 역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할 예정이다.
[특집-아시아 특별 주교시노드]
「참 생명 문화」ㆍ「새 복음화 방안」 모색
아시아각국-교황청 대표 등 3백여 명 참석
5월 14일까지 매일 오전ㆍ오후 회의 강행군
한국 대표단, 「타종교」 「북방선교」 언급할듯
발행일1998-04-19 [제2098호,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