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은 시노드 개막 며칠 뒤인 4월 24일 로마의 가톨릭계 잡지인 피데스(FIDES)지와 시노드에 대한 기대와 한국교회 상황에 대한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그 요지이다.
- 아시아 선교에 있어 시노드로부터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우리는 지난 30여 년간 타종교와의 대화, 토착화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해왔다. 즉 하느님의 말씀을 아시아의 토양, 아시아 민족들의 가슴속에 육화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도전이다.
교회는 사람들의 삶 안으로 들어가서 함께 걸으면서 예수를 본받아 스스로를 비워야 한다. 그럴때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과 같아질 수 있다. 교회는 자신이 진정으로 인류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것을 증거해야 한다. 군림자가 아니라 봉사자가 되어야 한다.
완전히 그리스도를 닮기 위한 길을 발견하는 것이 바로 아시아 특별주교시노드의 임무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닮는 만큼 우리의 복음 선포는 풍성한 열매를 맺을것이다.
- 한국교회의 경험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서울대교구장으로서의 지난 30년 동안 한국교회의 가장 큰 열매는 기초교회동동체의 발전이다. 이 운동은 자신의 이웃들과 함께 모여 기도와 복음, 그리고 일상의 기쁨과 슬픔 등 모든 것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친교」의 공동체라는 개년은 각자의 생활 영역 안에서 복음적 가치를 살아야 하는 책임을 강조한다. 이는 장소로서의 교회 개념을 하느님 말씀의 삶이라는 개념으로 바꾸는 것이고 이는 삶의 모든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
-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와 특정교회, 그리고 보편교회와의 친교가 한국교회에서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교회는 초창기부터 교회 지도자들이 교황과 하느님 백성들과의 관계에 대해 깊은 깨달음을 갖고 있었다. 교회의 보편성은 초기선교사들에 의해 제시됐고 거의 1백년간에 걸친 박해 시기 동안 지지와 위로의 원천이었다. 한국교회는 교황이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라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교황에 순명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 2000년을 앞두고 평신도의 역할은 무엇인가?
성직자들의 권위가 평신도들의 역할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기도 하지만 평신도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평신도의 역할이 더 강조되고 많은 협력과 깊은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성이 교회 활동에 있어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한국교회와 사회에서 여전히 여성의 평등이 인정되기까지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풍부한 성소를 갖고 있다. 하지만 미래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서구 사회를 강타한 성소 부족 현상이 한국 땅에도 불어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이러한 염려 때문에 서울대교구는 여러 가지 형태의 평신도 교육과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특집 - 아시아 특별 주교시노드] 김추기경 FIDES지와 인터뷰
“서울대교구장 30년 가장 큰 열매는 기초공동체의 발전”
발행일1998-05-24 [제2103호,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