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이번 주일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이기도 하다. 또 지난 5월에는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인 최창무 주교를 비롯한 7명의 공식 대표단이 방북함으로써, 분단 이후 최초로 한국 주교의 사목적인 북한 방문이 성사되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과거에 비해 교회의 사회참여에 동의하는 강도가 현저히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족화해와 통일운동 그리고 북한돕기운동에 대한 지지도가 여전히 매우 높을 뿐 아니라, 교회의 통일운동 참여에 대한 지지율이 10년 전에 비해 대폭 상승한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1. 선교
우선 전교를 위한 바람직한 방법에 대해, 신자들은 행동과 표양을 통한 모범(34.9%), 소외되고 억눌린 이들에 대한 봉사와 나눔의 실천(32.5%), 가까운 이웃이나 친지에 대한 입교 권유(23.0%)를 가장 중시하여, 이 세 가지가 전체의 90.4%를 차지하고 있다(<표-1> 참조). 그러나 전문적인 선교단체 지원은 3.3%, 홍보매체나 출판물을 통한 대중선교는 3.8%, 호별(戶別) 방문이나 가두 선교를 통한 적극적인 방법은 2.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최근 일각에서 강조되고 있는 방송 혹은 출판물을 통한 선교 방식이나, 호별 방문 선교와 가두 선교 등의 공격적인 방식에 대해서 신자들은 좋은 방법은 못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신자들은 이웃이나 친지에 대한 입교 권유, 호별 방문이나 가두 선교 등 보다 「직접적으로」 입교를 권유하는 방식보다는, 행동과 표양을 통한 모범, 사회적 봉사와 나눔의 실천, 홍보매체나 출판물을 통한 선교 등 보다 「간접적인」 전교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간접적인」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직접적인」 방식에 대한 선호도를 압도하고 있음은 여전하지만, 「간접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신자의 비율은 77.9%에서 71.2%에서 크게 감소한 반면, 「직접적인」 방식에 대한 선호는 18.7%에서 25.3%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행동과 표양을 통해 모범을 보이는 방식은 당시나 지금이나 가장 선호되고 있지만, 중요도는 절반 정도로 크게 감소했다(1987년의 67.1%에서 1998년의 34.9%로). 다만 대표적인 간접적 방법이라 할 수 있는, 「소외되고 억눌린 이들에 대한 봉사와 나눔의 실천」(1987년의 경우에는 「사회정의를 선포하고 소외되고 억눌린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의 방식을 지지하는 비율은 9.4%에서 32.5%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과거에 비해 「직접적인」 전교방식에 대한 선호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신자 개개인의 열의는 오히려 많이 약화되는 모순이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표-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지난 1년 동안 이웃이나 비신자에게 성당에 나오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한 편인 신자는 10명 중 3명 정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시말해 이번 조사에서 지난 1년 동안 직접적인 전교행위를 대단히 혹은 비교적 많이 한 편이라고 응답한 신자의 비율은 전체의 26.6%에 불과하며, 15.4%는 그런 적이 전혀 없다고 응답하고 있다. 더욱이 충격적인 것은 1987년 당시에 비해 전교를 위한 실제적인 노력의 정도가 크게 약화되고 있는 사실로서, 지난 1년간 직접적인 전교행위를 대단히 혹은 비교적 많이 한 편이라고 응답한 신자의 비율이 1987년 당시에는 36.1%로 나타났는데 지난 10년 사이에 이 비율이 거의 10%나 감소했다.
2. 교회의 사회참여
한편 교회가 사회현실에 직접 개입하여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 20.0%의 신자들은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응답하였고, 62.7%는 「동의하는 편이다」, 15.7%는 「반대하는 편이다」, 1.6%는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표-3> 참조). 동의의 태도가 82.7%, 반대의 태도가 17.3%로, 압도적 다수의 신자들은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10년 전의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한 신자들의 태도는 크게 변화되었다. 이번 조사처럼 4점 척도가 아니라 5점 척도를 사용하고 교회의 사회참여 일반이 아니라 「최근의」 교회 사회참여에 대해 물었던 1987년의 조사에서는 「대단히 찬성한다」는 의견이 31.0%, 「어느 정도 찬성한다」가 45.3%, 「보통이다」가 11.9%, 「약간 반대한다」가 8.9%, 「대단히 반대한다」가 2.9%였다. 만약 「보통이다」는 의견을 「어느 정도 찬성한다」와 「약간 반대한다」는 견해로 나누어 본다면, 지난 10년 동안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한 동의와 반대 의견의 분포는 대체로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찬성의 태도가 현저하게 감소되었기 때문에(1987년의 31.0%에서 현재의 20.1%로), 지난 10년 사이에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해 동의하는 「강도」는 현저히 약화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한 신자들의 동의 정도가 전반적으로 약화되었다는 것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사회참여의 구체적인 영역들로 들어가면 각 영역에 대한 동의의 정도가 큰 차이를 보일 뿐 아니라, 어떤 영역에서는 과거보다 지지도가 크게 증가되기도 했다. <표-4>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지지율이 특히 높은 영역은 도시-농촌 직거래운동(93.1%), 환경운동(찬성: 91.2%), 민족화해와 통일운동(90.6%), 소비자보호운동(89.7%), 북한돕기운동(89.5%), 장기기증운동(88.5%), 해외 기아나 난민 돕기운동(88.4%)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영역은 노동운동(76.7%)과 사형폐지운동(80.0%), 낙태반대운동(81.0%), 도시빈민운동(83.4%), 여성권리신장운동(83.9%)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지율이 가장 높은 도시-농촌 직거래운동과 가장 낮은 노동운동 사이에는 15% 이상의 지지율 격차가 존재한다. 각 영역별로 성별 지지율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나는데, 특히 사형폐지운동, 낙태반대운동, 여성운동의 경우에 여성이 남성보다 지지하는 비율이 크게 높은 편이다.
또 1987년 조사와 비교가 가능한 통일운동과 핵무기반대운동의 경우, 두 영역 모두에서 지지율의 대폭적인 상승 추세를 확인할 수 있는데, 통일운동 참여에 대한 지지 태도는 1987년의 72.7%에서 1998년의 90.6%로, 핵무기반대운동 참여 지지는 77.5%에서 84.7%로 크게 높아진 것이다(<표-5> 참조). 이처럼 사회참여 영역별 지지도 증감이 차별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바람직한 사회참여의 「대상」과 「방향」에 대한 신자들의 선호가 변화되고 있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표-1> 전교를 위한 바람직한 방법

▲ <표-2> 지난 1년간 입교 권유 정도 비교

▲ <표-3>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한 태도

▲ <표-4> 교회의 사회참여데 대한 영역별 태도

▲ <표-5> 통일운동과 핵무기반대운동에 대한 지지율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