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디니 대주교(주한 교황대사)
“교황과 끝없는 친교 이루며 만수무강 하시길…”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이 날은 주님께서 내신 날, 다 함께 기뻐하며 즐거워하자』
오늘은 정녕 주님께서 내신 날입니다. 한국 교회 전체가 수도좌 서울교구장과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헌신해 온 봉사의 직무를 마무리하시는 김 추기경님을 모시고 충심어린 사랑으로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교회 공동체는 교황 성하께서 김추기경님의 후계자로 세우신 정 니꼴라오 대주교님을 새로운 아버지요 스승으로 반가이 맞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은혜로운 시간에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두려워하지 마시오. 작은 양떼여. 내가 세상 마칠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하시며 당신의 교회에 보장하신 영원한 생명을 다시금 맛봅니다.
우리는 이것을 하느님께서 세우시고 베드로의 후계자께서 확인하신 우리 아버지들이요, 형님들이신 스테파노 추기경님과 니꼴라오 대주교님 덕분에 여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김추기경님의 사목 지침은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라는 좌우명으로 잘 드러났습니다. 정대주교님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좌우명으로 삼았습니다. 이러한 좌우명들이야말로 사제들과 남녀 수도자들, 헌신적인 평신도들, 뛰어난 하느님의 백성들로 말미암아 서울대교구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언약에 합당한 교회가 되도록 해 줄 굳건한 영적 계속성을 보장해 주는 것입니다.
인류복음화성 장관께서는 김추기경님께 보낸 서한에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교황 성하께로부터 한국의 제일 큰 교구의 목자로 선임되신 추기경께서는 서울대교구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의 발전을 위해 진력하셨고, 이에 이 교회는 선교와 성소의 불을 일으켰고 경이로운 활력과 창의력을 발휘하셨습니다. 추기경님께서 잘 알려진대로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오랫동안 매우 현명하게 인도하시고 모두가 인정하고 받아들인 지도력을 발휘하신 덕분에 한국 교회는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경탄 받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정 대주교님을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하시는 칙서에서 엄숙히 말씀하십니다.
『경애하는 아우 정 니꼴라오에게…. 우리는 그대가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으며 교회 사정에 박학한 분이기에 성공을 거두리라고 믿습니다.
파라클리토 성령의 은총을 충만히 받아 그대의 가르침과 행동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대의 생활의 증거로 그대에게 맡겨진 신자들을 이끌어 가기를 기원합니다. 동정녀 마리아님의 전구로 그리스도님의 평화가 항상 그대와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서울대교구 공동체와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영원한 최고 사제이신 그리스도님의 인도와 성모님과 복되신 한국 순교자들의 보호 아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와 끝없는 친교를 이룬 가운데 부디 「만수 무강」하십시오.
교황 대사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대주교
◆윤공희 대주교(광주대교구장)
“「이제는 죽었구나!」하고 생각마시고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응답하시길”
우리는 오늘 하느님이 보내 주시는 대사제, 하느님 뜻에 맞는 대사제로, 정진석 니꼴라오 대주교님을 모셨습니다. 우리도 정주교님 자신도 이 임명을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받아 들이셨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당신의 주교직에 대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내가 여러분을 위해서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공포를 일으켜 주지만, 여러분과 함께 있다는 사실은 나를 위로해줍니다. 나는 여러분을 위해서 주교이지만, 여러분과 함께 그리스도인입니다. 전자는 의무의 호칭이요, 후자는 은총의 호칭입니다』
정대주교님께서는 서울대주교 임명을 받고 난후, 『이제는 죽었구나!』하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존경하는 정대주교님!
하느님의 발현 앞에, 또는 하느님의 엄중한 부르심 앞에서 두려움에 떠는 모든 간택된 이들에게 주님께서 하시는 첫마디 말씀은 언제나 「두려워하지 말라!」입니다.
사도 베드로는, 예수님의 큰 능력을 보고 나서, 두려움에 사로잡혀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하고 간청했습니다. 예수께서는 도리어, 『두려워 하지 말라!』하시며, 사람 낚는 어부의 사명을 주셨습니다.
정대주교님은 이처럼 주님의 뜻에 맞는, 주님의 뜻에 의한 대사제로 불리우셨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죽었구나!』하고 생각 마시고,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하고 기쁘게 응답하십시오.
엘리사벳이 마리아에게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라고 축하했던 말씀이 오늘 정대주교님께서 그대로 맺는 말씀입니다.
존경하는 정대주교님.
오늘 대주교님의 착좌를 역시 믿음으로 받아 들이고 경축하는 모든 하느님의 백성으로 인해 기뻐하십시오. 성 아우구스티누스 주교의 말씀, 위안과 안도의 말씀을 또한 생각하십시오. 대주교님께서는 조금도 외롭지 않게, 모든 형제들과 함께 은총과 구원의 길을 걸어가시는 것입니다.
대주교님께서는 혹시, 이 시대의 징표를 어떻게 복음의 빛으로 밝혀 주고, 이 세대를 어떻게 하느님 나라의 길로 이끌어 줄 것인지, 걱정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역사적 소명에 있어서 참으로 카리스마적 존재이셨던 전임자의 위업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결코 쉬운 일로 보일 수가 없겠기 때문입니다.
이 카리스마를 위해서도, 마치 엘리사 예언자가, 그의 스승 엘리아가 지니셨던 영검의 두 몫을 간청하였던 것처럼, 주님께 믿고 간청하십시오.
그리고 오늘 정대주교님의 착좌를 포함하여 우리 교회가 하는 모든 일이, 진정 주님께서 주도하시는 일임을 굳게 믿고 꿋꿋하게 나가십시오.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 뜻에 맞는 대사제, 하느님이 보내주시는 대사제, 정대주교님을 믿음으로 모실 것입니다.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
◆최용록 신부(서울 사제단 대표)
“2천년 대희년과 민족 복음화의 큰 사명 이루시길…”
공경하올 정진석(니꼴라오) 대주교님
우리 교회의 두 기둥이신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 대축일을 맞아 정진석 대주교님의 제13대 서울대교구 교구장과 평양교구 교구장 서리 착좌식을 거행하게 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주교님께서는 이곳 명동성당에서 유아세례를 받으시고 명동성당의 복사로 봉사하셨습니다. 따라서 성체, 견진, 고해성사 등과 1961년 3월에는 사제서품을 받으심으로써 칠성사 중 다섯 성사를 다 이곳 명동성당에서 받으시고 언젠가는 병자성사를 받으실 것이기에 수령 가능한 여섯가지 성사를 다 이곳 명동성당에서 받으시는 특은을 받으셨습니다.
대주교님과 3년간 같이 수학하며 생활하는 기회를 가졌었는데 같은 학생으로 있으면서도 대주교님의 생활 또는 수학하는 태도에는 어딘가 남다른 어른스러움이 엿보였습니다.
서울대교구 교구장이란 겉보기에는 화려하게 보일지 모르나 실은 고난의 가시관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임자이신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역경 속에서도 너무나 큰 업적을 이루어 놓으셨습니다.
김 추기경께서 튼튼히 이뤄 놓으신 서울대교구를 이어받아 앞으로 2천년 대희년과 3000년대 민족복음화의 큰 사명을 이루시기를, 또 언젠가 꼭 이루어질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대주교님은 서울대교구 교구장이시면서 동시에 평양교구 교구장 서리이심을 명심하시고 열심히 기도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기도의 힘은 총칼의 힘보다 더 위대하다고 합니다.
이 모든 하느님의 축복은 우리 대주교님을 통하여 꼭 이루어 주시리라 믿으며 대주교님의 건강과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1998년 6월 29일 베드로 바오로 사도 대축일에
정진석 대주교님 서울대교구장 착좌식을 축하하며
서울대교구 사제단 대표 최용록(F. 사베리오)
◆류덕희 회장(한국 평협)
“모든 사람 감싸 안아주시고 큰 사랑을 베풀어 주시길…”
존경하옵는 정진석 니꼴라오 대주교님!
서울대교구장 착좌하심을 전 평신도를 대표해서 환영하오며 뜨거운 축하의 인사를 올립니다.
또한 2천년대를 열어가실 지도자로 학덕과 성덕을 갖추신 대주교님을 보내주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대주교님께서는 28년전 주교가 되실 때 교회를 위해 봉사하고자 자발적 순명으로 주교직을 수락하셨다고 하신 말씀을 기억합니다.
이번에도 하느님의 일에 봉사하시기 위해 한국 교회의 가장 큰 교구인 서울대교구 교구장직의 중책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셨음을 알기에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감사한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2천년대 복음화와 경제의 어려움 등으로 우리 교회가 할 일이 많은 때에 서울대교구장을 맡으시어 어려움이 크실 줄 사료됩니다만, 대주교님의 사목표어대로 되리라 믿기에 마음 든든합니다.
또 대주교님께서는 96년부터 한국주교회의 의장으로 봉사해 오셨기에 서울대교구 역시 훌륭히 이끌어 가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더욱이, 저희의 마음을 든든하게 하는 것은 평신도에 대한 대주교님의 깊은 이해와 배려, 사랑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주교님의 주보성인이신 니콜라오 성인처럼 모든 사람을 감싸 안아주시고 큰 사랑을 베풀어 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시는 대주교님의 뜻이 이루어지시길 기원합니다. 다시 한번 대주교님의 착좌를 축하드리며 오늘을 마련하신 하느님의 큰 섭리에 감사를 올립니다.
1998년 6월 29일
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
류덕희(모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