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시름도 스트레스도 모두 시원한 바닷바람에 날려버리세요』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으로 여름 피서를 꿈도 못꾸던 이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피서지에 인접한 성당들이 IMF 함께나기 차원에서 장소를 거의 무료로 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짜증스럽고 우울하기만 한 이 여름.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도 불구하고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IMF 피서지를 찾아간다.
춘천교구 설악동본당 물치공소.
강원도 양양군 동해 바닷가에 자리한 물치공소에 내리면 진한 바닷내음이 한동안 찾는 이들의 발목을 붙든다. 거칠 것이 없이 눈앞에 펼쳐진 수평선이 IMF로 찌든 마음에 향수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가슴을 진정시키고 돌아서면 보기만 해도 시원한 설악산 봉우리들이 또 한번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걸어서 5분이면 모래가 고운 바닷가에 닿을 수 있는 물치공소는 말 그대로 물고기가 많이 나는 물 맑은 곳이다.
차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인근의 속초, 설악, 낙산, 정암리 해수욕장 등과는 달리 번잡하지 않아 조용히 여름을 나며 시름을 떨쳐버리기엔 오히려 적격이다. 어린시절을 가지고 있는 어른들에겐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에겐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다.
150여 평 규모에 방 5개를 비롯, 식당, 샤워시설 등 웬만한 시설은 다 갖추고 있어 가족끼리 옷가지만 꾸려 나서기만 해도 된다. 설악산 대청봉이 바라보이는 공소 옥상에서 텐트를 치고 여름 밤하늘을 벗삼아 잠을 청할 수 있으며, 동해의 일출을 보며 아침을 맞이 할 수 있다.
특히 시야를 가리는 높은 건물들이 없어 눈만 돌리면 어디서든 바다의 일출을 볼 수 있어 인근에서는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또, 설악산 입구와 통일전망대가 지척이어서 아이들의 방학생활에도 적잖은 도움이 된다.
속초항, 대포항, 주문진항 등이 모두 인근이어서 신선한 회를 즐길 수 있는데다 공소 신자들 중 횟집을 운영하는 이들을 소개받을수 있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 공소 뒤편의 냇물에서는 숭어, 은어 등을 낚아 올릴 수 있는 민물낚시도 가능해 여유와 또 다른 재밋거리를 준다. 바다와 이어지는 이 냇물이 만들어내는 자연이 다양한 생태를 관찰할 수 있게 해줘 아이들의 자연학습장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지난해 문을 열기 시작한 물치 공소는 한꺼번에 50~70여 명이 묵을 수 있으며 올해는 IMF 함께나기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가족단위 이용도 가능하게 했다. 도로가 잘 닦여 접근성이 뛰어나고 특히 속초공항이 걸어서 10여 분 거리여서 힘겨운 도로전쟁에서 벗어날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500여 명이 찾았다.
평신도 선교사로 지난 2월부터 물치공소에 상주하며 관리를 맞고 있는 최성(베네딕도)씨가 웬만한 가이드역은 해주기에 생소한 곳에 가서 느끼는 부담감도 덜 수 있다. 하루를 묵는데 수도료, 전기료, 관리비 등을 합쳐 1인당 7천원이며 식사는 스스로 해먹을 수도 있고 번거로울 경우 4000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
『자연보호의 마음에서 쓰레기 분류만 잘 해주신다면 언제든지 찾아오셔도 환영합니다』는 최성씨의 당부만 염두에 두고 떠난다면 물치공소에서의 여름이 색다른 IMF 추억만들기를 선사해줄 것이다. 미사는 주일 오전 9시.
※문의=공소 0396-671-1630, 본당 0392-636-7625
[부담없는 여름나기-IMF 피서지를 찾아서] (상) 설악동본당 물치공소
조용한 바다가 코앞에
설악산은 손에 잡힐듯
150평 규모에 방 5개 식당 샤워장 구비
50~70명 숙식-가족단위 이용도 가능
하루 사용료 7천원ㆍ한끼 식비는 4천원
공소 뒤편 냇물에서는 숭어 은어 낚시도
발행일1998-07-19 [제2111호,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