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경제사태 이후 실직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일자리를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나 교회와 정부의 실직자 대책이 새로운 방향을 찾아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사실은 가톨릭신문이 IMF 이후 문을 연 명동 평화의 집 등 수도권 지역의 4개 쉼터 및 급식소를 찾는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급식소나 쉼터 등을 찾는 소위 IMF실직자들의 경우 전체 응답자(자복선택) 97명 중 70.1%인 75명이 일자리를 꼽았으며, 잠자리 13명(12.2%), 식사 10명(9.4%) 순으로 답해 실직자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일자리이며 이를 중심으로 한 대책마련이 우선돼야 함을 드러냈다. 이와 아울러 응답자의 58.8%인 57명이 아무 일이나 할 수 있으면 당장이라도 나서겠다고 해 상황의 다급함을 보여주었다.
또, 이들 중 48명(49%)의 연령층이 40대, 26명(27%)이 30대인 것으로 나타나 두 부류를 합칠 경우 76%를 차지하고 있으며, 50대를 합할 경우 91.5%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통계적 수치상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대부분의 실직자가 가장이어서 실직은 곧 가정붕괴의 시발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케 했다.
또, 이들 중 실직시기가 6개월 이내라고 답한 사람이 43.3%로, 3개월 이내라는 대답 12명 12.4%로 나타나 두 경우를 합칠 경우 실직자의 반수 이상이 최근에 실직해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의 실직전 직업이 일용적 노동자 38명(39.2%), 공장노동자 18명(19%) 등 저소득층이 대부분이며 사무ㆍ관리직이었던 사람은 19명(19.6%), 기업경영자는 5명(5.2%)에 지나지 않아 IMF로 인한 고통이 저소득층에 가중되고 있는 현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 교회 등이 운영하고 있는 각종 시설을 찾는 실직자들의 경우 소문을 듣거나(61.9%) 우연히 발견(13%)하고 찾아온 경우가 대부분이고 신문이나 주보 등 홍보매체를 통해 안 경우는 13.4%인 13명에 지나지 않아 실직자 홍보대책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실제 실직자들의 경우 하루 정도만 서울역 광장에 있으면 서울의 웬만한 시설정보는 물론 정부의 실직자 대책까지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시설이용자 중 상당수가 교회의 실직자 프로그램에 대해 성의있다(53.6%)거나 잘 하고 있다(35%)고 평가하면서도 53.7%인 58명이 교회가 노력해줄 방향으로 일자리를 꼽은 사실과 부족한 점으로 취업알선(53.6%)을 지적한 면은 향후 교회의 실업자 대책에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시설의 관계자들 대부분은『그동안의 각종 정부시책으로 실직자들의 잠자리와 먹거리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좀 더 고차원적인 실업대책을 내놓길 바라고 있다.
또, 급식소가 위치한 구를 비롯한 지역마다 예산, 정보량 등 실정이 달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소리도 적잖게 제기됐다. 실제 강북지역의 한 구에서는 공공근로 등 일자리 소개가 금방 마감된 데 비해 강남지역의 서초, 송파, 강남구 등지에서는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모자라 강북지역에 구직자를 부탁하는 사례까지 있어 실직자 대책의 난맥상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응답자 중 30.3%가 교회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띠어줄 것과 취업교육 강화(27.3%), 시설의 보완(7%) 등을 요구한 점으로 보아 교회가 향후 지속적으로 IMF관련문제를 고민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성가장 등을 위한 쉼터 등 여성실업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전무한 형편인 것으로 확인돼 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집 - 본격적인 IMF 시대] 교회의 실직자 돕기를 점검한다 (중)
본사 실시, IMF 경제문제 관련 실직자 대상 설문 결과
발행일1998-08-02 [제2113호,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