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시 금촌성당
○… 지난 96년 7월 600여mm의 폭우로 최악의 수해를 입었던 경기 파주지역. 이 일대는 5일 밤부터 300여mm의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중심가가 모두 물에 잠겨 기능이 마비되는 등 「수중도시」로 변했다.
교육관ㆍ사제관 침수
○… 경기도 파주시 금촌을 금촌리에 위치한 금촌성당. 이곳도 수마(水魔)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금촌성당은 교육관 지하와 1층, 사제관 1층, 수녀원 1층이 모두 침수됐다. 특히 교육관 지하와 1층에 있던 교리실, 각 단체 회합실, 주방 등이 이번 침수로 많은 피해를 본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빈첸시오회에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준비해 두었던 쌀 12가마와 대형 냉장교, 교육관에 있던 비디오, TV 등이 유실돼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사제관 비울 수 없어”
○… 6일 새벽,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기습폭우가 한참 쏟아질 당시 금촌본당내 사제관, 수녀원은 일촉즉발의 상황, 그날 사제관 1층에는 지난 7월 사제품을 받은 이원회(사도요한) 신부가 방학을 맞아 내려와 있었다. 새벽 2시 30분 잠자고 있던 이신부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물이 발목까지 차올라온 상태, 이신부는 2층에 있던 박순원 주임신부를 급히 깨우고, 모든 물품을 2층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상황이 위급해지자 이신부는 박신부에게 피신할 것을 권유. 하지만 박신부는 『절대 사제관을 비울 수 없다』며 끝까지 사제관을 지켰다. 이날 주임신부를 비롯한 수녀들은 모두 뜬 눈으로 밤을 세우며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고 이신부는 『새벽 7시까지 계속 비가 오는 바람에 6일 오후까지 완전 고립됐었다』며 『이런 시기에 다음날 교우들이 우리가 걱정돼서 등짐지고 식사를 날랐다』고 당시 절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밤새워 복구작업
○… 본당 복구작업은 6일 오후부터 시작됐다. 비교적 피해를 덜 입은(?) 신자 100여 명이 성당에 나와 우선 교육관 지하에 있던 물을 양수기로 퍼내기 시작했다. 아니, 어른할 것없이 모든 신자들이 그날 밤을 꼬박 세우며 복구작업을 감행. 여자들은 봉사자들 식사를 준비하고, 남자들은 물에 잠겨 있던 모든 잡기류를 들어내기 시작했다. 빈첸시오회 하영윤(스테파노)회장은 『밤을 새우며 신자들이 물을 퍼냈지만 피해가 너무 커서 복구 진척이 잘 안된다』면서 『하지만 빠른 시일내에 다시 업무를 재개할 수 있도록 모든 신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자 가옥 대부분 침수
○… 금촌본당 신자수는 930세대 2500여 명. 이번 수해로 본당 관할 지역중 특히 봉일천 일대가 심한 피해를 입었다. 450여 명의 신자가 살고 있는 이곳은 가옥들이 대부분 침수되는 관계로 큰 타격을 입은 것. 불행중 다행으로 3살된 딸과 이곳에 살고 있던 젊은 장애인부부는 마침 다른 지역에 가 있었기 때문에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윤태만(다니엘)-조은순(실비아) 부부. 남편은 왼쪽 다리를, 부인은 하반신마비인 이부부는 부인이 임신해 친정에 가는 바람에, 윤태만씨도 딸을 데리고 부모가 있는 경기도 고양시에 머물러 화를 면했다.
○…하지만 이번 수해로 참변을 당한 신자도 있었다. 고(故) 권용범(베드로ㆍ29)씨. 권씨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누나가 시댁방문하는 동안 대신 집을 봐주다가 새벽 4시경 집이 무너져 사고를 당했다. 아직 젊은 나이에 당한 사고라 주위 사람들을 더더욱 안타깝게 했다.
○… 박순원 신부는 7일 오전 수해피해가 심했던 봉일천 신자집들을 방문, 위로의 말을 전했다. 박신부는 이 자리에서 『용기를 가지고 복구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
인근본당 온정 답지
○… 인근 본당의 따뜻한 온정도 이어졌다. 파주시 문산본당 황철안 주임신부는 금촌성당을 방문, 금일봉을 전달하며 피해 신자들을 격려했다. 또한 빠른 시일내에 자원봉사자를 파견하겠다고 약속. 이밖에 주영동본당, 시흥4동본당 교우들이 이불, 옷가지 등을 보내왔다. 본당 평협부회장 배상권(베드로)씨는 『많은 교우들이 따뜻한 온정을 베풀어 주어 무척 고맙다』며 『하지만 현재 봉사자를 비롯해 쌀, 부식 등이 많이 부족해 어떡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많은 신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부탁했다.
○… 한편 이번 수해로 금촌본당 인근 사회복자시설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녀회가 운영하는 「우양의 집」지체장애우들을 위한 「울타리 공동체」등이 침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파주시 법원리성당
○… 법원리성당은 이번 수해를 무사히 모면했지만, 본당 관할 갈곡리공소 신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90%가 신자인 이 갈곡리 지역에는 5일 저녁 11시경부터 300mm라는 큰 폭우가 쏟아져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성당은 피해 면해
○… 40세대가 신자촌을 이루고 있는 갈곡리 공소는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이번 수해로 폐허 4채, 완전침수 8채, 그리고 나머지 집은 지붕까지 물에 잠기는 참변을 당했다. 특히 도로가 유실되는 바람에 이틀간을 불안에 떨며 고립돼 지내 야 했다.
청년들 구조활동
○… 다행히 갈곡리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구조대가 주민들을 비교적 지대가 높은 갈곡리 공소로 대피시켜 인명사고는 면할 수 있었다. 많은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고, 대부분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갈곡리지역. 청년들은 혹시 물에 떠내려가는 노인들이 생길까봐 재빠르게 구조활동을 펴나갔다. 올해 81세 된 이길순(안젤라) 할머니는 『비가 많이 와 상황을 보려고 문을 여니까 갑자기 물이 방안으로 밀려들어 왔다』면서 『곧 떠내려갈 순간에 마침 청년들이 와주어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말하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본당 신부 구호품 전달
○… 7일 법원리본당 정세덕 주임신부와 신자들은 참혹한 피해를 당한 갈곡리 공소신자들을 방문, 위로의 말을 전했다. 정신부는 이 자리에서 라면과 모포 등을 전달하고 실의에 빠져 있는 공소신자들을 격려했다. 이순애(모니카)씨는 『이 지역신자 가옥들이 모두 침수되는 바람에 현재 식수, 식량조차 변변치 못하다』며 『이곳만 피핼르 당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여기까지 구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 고양시 원당 성당
비닐하우스 침수
○… 지난 8월 5일 밤부터 내린 비로 많은 본당신자들이 수해를 당했다. 본당에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지만 본당 관할 지역인 식사동, 신원동 등이 특히 타격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식사동 주민들은 비닐하우스에 살면서 난 경적을 하고 있는 영세농민들. 이번 수해로 비닐 하우스가 모두 침수돼 신자들의 피해액만 3억 원에 이른다.
신원동도 피해정도는 마찬가지, 영세공장들이 들어서 있는 이곳은 수해로 공장들이 모두 침수됐다. 가죽공장을 경영하던 손재근(요한)씨는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게 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할머니도 봉사활동
○… 본당신자들의 사랑의 구호 활동도 재빨랐다. 피해가 없는 신자들을 중심으로 자원 봉사대를 결성한 원당성당은 신속히 피해지역으로 봉사대를 파견해 수재민들을 도왔다. 봉사대원들 중에는 올해 일흔이 넘은 할머니도 안타까운 마음에 동참했다. 공노심(소화 데레사ㆍ70) 할머니는 『와서 보니까 너무 처참해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당장 갈아 입을 옷도 없는 수재민들에게 우리 모두가 관심과 사랑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 동두천성당
신자 200여 세대 침수
○…동두천 지역에서는 5일 밤부터 내린 폭우로 전체 신자 1, 200여 세대 중 200여 세대가 침수됐다. 침수된 지역은 생연동, 내행동 지역을 비롯해 시 거의 전역에 걸쳐 있었다. 다행히 성당은 침수 일보 직전에 비가 그쳐 피해를 면했으나 수재민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잠자리 식사 제공
○… 동두천성당은 5일밤 신천이 범람하면서 6일 새벽 본격적으로 침수가 시작되자 노인대학 방을 개방, 주위의 수재민들이 잠잘 수 있도록 숙소를 마련한데 이어 상설로 무료급식을 실시해 누구라도 원하는 주민들이 와서 식사를 할 수 있게 했다. 비가 멈춰 복구 작업이 시작된 7일에는 인근 부대원들과 경찰들도 와서 식사를 했다.
청년들 자원봉사
○… 폭우가 시작된 5일 밤 늦게 동두천성당에는 이튿날 도보순례를 떠날 예정인 청년 10여 명이 음식 준비를 하고 있던 차라 수해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 이들은 이날 밤과 이튿날에 걸쳐 순례를 위해 준비했던 음식과 김밥 등을 모두 이튿날 주민들의 아침식사로 제공하고 긴급한 복구작업에 나서는 등 효과적으로 대처했다.
노인 피해 커
○… 동두천성당 사목회장 이기훈(바오로ㆍ51)씨는 『침수 지역 주민의 대부분이 저소득층으로 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단층집들이라 더 피해가 크다』며 『성당에서도 대책회의를 열고 최대한 복구와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으나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무료진료 시작
○… 7일 오후 2시에는 의정부 성모병원에서 내과와 소아과 등 의사 3명을 포함한 의료진이 나와 성당에서 무료진료를 시작했다. 침수 후 각종 질병과 피부병 등으로 진료는 필수적, 이날 시작된 무료진료는 약 1주일 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 고양시 고양동성당
성당지하 사제관 침수
○… 고양동성당은 이번 수해로 성당 지하와 사제관 지하가 침수됐다. 특히 본당 관할구역중에는 벽제동, 관상동, 내유동 등의 신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벽제동의 경우엔 집이 완파된 경우가 많아 졸지에 살집을 잃어버린 신자들이 많아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오승원 주임신부는 수마가 할퀴고 간 후 6일 오후부터 신속해 피해지역을 돌며 신자들을 위로했다.
목숨건 구조활동
○… 본당 청년들은 목숨을 건 구조활동을 펼쳐나갔다. 본당과 인접한 곳에 있는 「애덕의 집」, 수해가 생기고 나서 이곳과 통하는 길이 모두 유실돼 상황파악을 할 수 없게 되자 본당 청년들은 나무에 로프를 달아 접근하기도 했다. 오승원 신부는 『전화와 도로가 유실돼 피해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너무 안타갑다』며 『이런 어려운 가운데도 본당 신자들이 보여준 사랑과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 양주군 한마음 수련장
시설 복구비 20억 추산
○… 경기도 양주 한마음 수련장은 막대한 피해를 입어 야영장 시설등 완전복구를 위해서는 약 2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수련장 입구 저수지는 산위에서 부터 쏟아진 엄청난 양의 물과 토사가 미처 수로를 빠져나가지 못함에 따라 둑 한편이 터져 물이 완전히 빠져나갔다. 본관 건물 위 쪽 농구장과 배구장을 지탱하던 지반이 일부 무너지고 계곡 쪽의 수영장 지반도 함께 무너져 지반 보강 공사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 수련장 내 도로가 군데군데 침하됐다.
[교회 수해 현황 및 복구 노력] 갈곡리공소 신자촌 “큰 피해” 구호 손길 “절실”
발행일1998-08-16 [제2115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