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로 사망한 육군 통신병 장석진 상병 장례미사
“못다 피운 꿈 하늘나라에서 이루어라”
8월 6일 폭우로 사망한 육군 모부대 장석진(스테파노ㆍ22) 상병의 장례미사가 8월 8일 오전 9시 서울 등촌동 수도통합병원 영헌실에서 거행됐다.
육군 고양본당 이기수 신부 주례로 봉헌된 이날 미사에는 아버지 장옥근(요셉ㆍ전주복자본당)씨, 어머니 김순희(아셀라)씨와 형 장신인(이냐시오)씨 등 가족이 참석, 막내를 잃은 슬픔을 달랬다.
아버지 장옥근씨는 『석진이는 내성적이었으나 꿈이 많은 아이였다. 못다피운 꿈을 하늘나라에서라도 성취하길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장석진 상병과 함께 사망한 김현진(예비자) 일병은 오는 8월15일 세례를 받기로 되어 있었다. 김상병의 어머니는 『곧 첫 휴가를 온다해서 옷가지를 준비하며 기다렸는데 이런 청천벽력같은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며 말을 잇지 못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 물에 떠내려가는 노인들 구조 윤석길(마르코)씨
“2시간여 힘겨운 사투 성가부르며 용기 냈죠”
부인과 함께 마을 일ㆍ교회 일에 항상 앞장
“인명피해 없음은 주님의 특별한 은총”
『점점 물이 차오를 때 우선 노인분들부터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저도 위험했지만 성가를 큰 소리로 부르면서 용기를 냈었죠. 이번 수해에 모든 주민들을 무사하게 인도해주신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8월 5일 새벽, 갑작스런 폭우로 가옥이 침수되는 상황에서 노인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던 윤석길(마르코ㆍ47)씨 서울대교구 법원리 본당(주임=정세덕 신부) 관할 갈곡리 공소 신자인 윤씨는 어떻게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는 노인들을 구해내기 위해 2시간 동안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16년간 이 지역을 지키고 있는 그는 평소 의협심 강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인물, 부인 이순애(모니카ㆍ42)씨와 슈퍼를 꾸려 나가고 있는 윤씨는 읍사무소 반장으로 지역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부인 이순애씨 또한 구역반장 전례위원등을 맡으며 헌신적으로 교회활동을 해왔다.
윤씨가 잠을 깼을때는 이미 물이 상당히 차올라온 상태. 그는 심상치 않다고 판단. 주민들에게 전화로 위급함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후 물이 위험수위를 넘어서자 젊은이들을 모아,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특히 주민들중 대부분이 노인들이라 모든 가옥을 빠짐없이 살폈다고 윤씨는 당시 위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주민들은 비교적 지대가 높은 갈곡리 공소와 윤씨의 가게에 피신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갈곡리는 신앙선조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유서깊은 곳. 박해시대에 많은 선조들이 이곳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그 영향으로 이 지역에서 많은 사제 수도자들이 배줄됐다고 말하는 윤씨는 이번 수해에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도 주님의 특별한 은총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평생 이곳에 계셨던 노인분들도 이정도 비는 처음 봤다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이번에 인명사고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이지역에 사제 수도자들이 많이 나와 주님의 은총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교회 수해 현황 및 복구 노력] 물…물…물… 그러나 희망의 불은 “활활”
발행일1998-08-16 [제2115호,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