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탈북자 지원 노력
교회-탈북자 결연 살집 빌려주고 가구ㆍ생활비 등 지원 정착할 때까지 돌봐
많은 이가 개신교 신자화
거의 700명에 달하는 탈북자들 중 많은이들이 개신교에 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94년 남한에 온 한 탈북자는 『탈북자들의 종교상태를 파악해 볼 때 가톨릭 불교에 속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개신교와 연결을 가지고 자체 모임을 가지는 경우가 상당수에 이른다』고 전한다.
그 이유는 개신교측의 적극적인 1대1 접촉 방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이들은 탈북자들이 사회에 나오기 전 「한 개인-한 교회」식의 결연을 주선한다.
탈북자를 맡은 교회들은 관사 혹은 신도집을 빌려주고 생활이 안정될 때 까지 돌보아 준다. 또한 탈북자들이 임대아파트를 얻은 후에도 가재도구를 마련해 주고 20만~50만 원의 생활비를 보조해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중에는 탈북자들을 자신들의 교회 홍보에 내세우는 등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친척 친구도 없고 생활의 안정기반이 약한 탈북자들에게는 이들의 배려가 더 이상의 선택을 할 수 없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한 개신교 리디오방송의 경우에도 탈북자와 교회를 자매결연시키는 정규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등 이들을 개신교안에 품으려는 노력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가톨릭 탈북자 지원 노력
수도회ㆍ북선위 서울 통일사목위 실업인회 등서 노력
그러나 미미한 편
한편 가톨릭 교회내 탈북자 지원활동은 극히 미미하다. 북한선교위원회 서울대교구 통일사목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 배경은 바로 탈북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 즉, 「북에서 죄를 짓고 왔을 것」 「북한 사람들은 다 나쁘다」는 식의 편견들 때문이라고 한 북한문제 관련 전문가는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여건에서도 북한선교위원회 북방선교협의회가 벌이고 있는 「한 수도회-한 탈북자」결연, 서울대교구 통일사목위원회의 계층별 탈북자 교육 프로그램 등은 교회 탈북자 지원활동의 모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북한선교위원회 북받선교협의회는 96년부터 한 수도회가 한 사람의 탈북자를 돌보자는 슬로건 아래 수도회 탈북자 결연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15개 정도 수도회가 개인 가족을 포함한 30여 명의 탈북자들에게 경제적 정서적 도움을 주고 있다. 북방협의회에서는 이와 함께 개인별 소양교육도 실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7년 4월 발족한 서울대교구 통일사목위원회의 탈북자 지원은 좀더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
위원회는 계층별 프로그램 일환으로 97년 12월부터 98년 5월까지 주부 중심의 탈북 여성 모임을 가졌고 방학기간을 이용한 청소년모임과 젊은이 모임도 열고 있다. 젊은이 모임은 앞으로 월 1회 진행될 예정이다.
가톨릭실업인회 등과 연계한 취업알선 작업도 맡고 있고 탈북자들의 경조사에도 지원을 하고 있다.
한 실무자는 『위원회의 탈북자돕기 프로그램은 외롭고 낯선 사외 안에 있는 탈북자들을 인간적인 면에서 돕고자 하는 목적이 크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안에서는 민족화해학교 3단계 교육생들이 자체적으로 「북한이탈주민분과」를 결성했는데 이들은 정기모임을 통해 탈북자 연구와 실제 도움 방안을 연구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면 가톨릭교회는 민족화해 차원에서 어떻게 탈북자들을 돕고 어떤 몫을 껴안아야 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관심」이라고 지적한다. 「함께하고 있다는 유대감 속에서 그들은 행복해 한다」는 것이다.
돌봐야 할 세가지 이유
서울대교구 통일사목위원회 한 관계자는 교회가 탈북자들을 눈여겨 보아야 할 이유를 세가지 면에서 밝히고 있다.
첫째 탈북자들은 통일후 선교를 준비하는 우리들을 거들 짝이라는 것이다.
남북 통일후 북한지역에 대한 교외의 선교 활동은 자명한 일. 그러나 북한주민들은 반종교 의식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종교와 종교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는 경우가 많다. 북한 전체의 종교적 기반은 「제로」상태라 볼 수 있다.
한 예로 9년전 남한에 온 한 귀순자는 「수녀들을 보고 놀라움과 무서움을 느낀다」는 말을 남겼을 정도다.
교회가 이처럼 반종교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한 연구가 필수 적이다.
그런 면에서 탈북자들은 통일시대 교회를 위해, 북한내 복음선포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만들어 준다.
또한 분명한 것은 탈북자들이 「정신병자」라고 교육받은 우리 종교인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 이들이 가톨릭신자와 교회의 모습을 만나면서 느끼는 감정들은 그대로 자신들의 종교적 체험이 되는 것이다.
탈북자들이 느끼는 가톨릭의 이미지가 통일후 그대로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가 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 할지는 더욱 분명해진다.
둘째 예수님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대상들이라는 것이다.
북한 문제 관계자들은 낯선 남한사회에 떨어져 나와 있는 탈북자들이 루가복음의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에서와 같이 「반쯤 죽어가는 사람」이라고 진단한다.
이질적인 남한사회의 다양한 문화속에서, 남한사람들의 차가운 편견, 취업문제, 생활고, 학업문제, 인간관계, 두고온 가족들에 대한 죄책감 등으로 용기를 잃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한국사회의 새로운 소수계층으로 전락돼 있는 이 사람들을 교회는 하느님의 시선으로 이웃으로 바라보아야 함이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셋째 남과 북을 서로 체험적으로 보게 한다는 것.
통일 문제 전문가들은 통일의 길 및 통일사회를 위해서는 서로 이해의 장을 넓혀가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라고 말한다.
탈북자들은 우리가 북한사회를 바로 아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고 통일후에는 남한과 북한을 잇는 다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현재 그들은 자신의 과거와는 현저히 다른 남한사회로 가는 다리를 찾고 있다.
이러한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교회가 그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다리중 하나가 되어 통일사회를 맞이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과 나눔
구체적으로 교회가 맡아야 할 몫으로는 교육적인 면과 실제적인 나눔 면으로 구분지을 수 있다.
교육적인 면에서는 탈북자 문제를 포함한 대신자 통일교육이다. 특히 통일사회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은 시급히 요청되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지구 및 본당의 소공동체 교육, 반모임, 각 단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시 북한 및 통일사회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나눔활동으로는 「한 본당 한 탈북자 결연운동」 「본당행사 지역행사 가정행사에의 초대」 「각 지구 사회복지 시설의 교육 참여」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본당-탈북자들의 결연시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그들을 신자로 만들려는 노력보다는 「작은 관심」으로 배려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예를 들어 김치 밑반찬을 나누고 모임을 만들어 말벗이 되어주는 역할 등이다.
각 지구 사회복지 시설 차원에서는 「직업 훈련 및 각종 교육」 등이 추진 가능한 방안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현재 간헐적으로 진행중인 「한 수도회-한 탈북자 결연운동」의 확산, 가톨릭 의사협회 간호사협회 등과 연계하여 건강진료 및 치료협조에 나서는 것도 손꼽을만 한 도움 방안이다.
교회내 통일문제 한 관견자는 『탈북자들을 위한 상설 상담소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깊은 정신적 상처를 안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인 면에서의 상담치료는 꼭 필요하다』고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체험이 부족한 만큼 남한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도 탈북자들을 위해 교회가 기획할 수 있는 방안이다.
한 탈북자는 『세상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탈북자들이 남한사회를 알고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통일사목위원회 간사 오혜정수녀는 교회의 탈북자 돕기가 구체화되고 체계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교회의 등 전국 교회 차원의 탈북자 전문기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힌다. 이를통해 탈북자 연구와 돕기가 이루어 질때 탈북자들에 대한 교회의 역할이 좀더 일원화되고 체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가톨릭신자들을 포함 남한국민 대다수는 탈북자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분단의식조차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민족화해 입장에서 교회는 눈구보다 먼저 민족의식을 일깨우고 통일로 나가는 작업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 하나의 이웃-탈북자들을 관심과 사랑으로 포용하는 일, 이는 그 일을 위한 중요한 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8월에 생각하는 또 하나의 이웃 “탈북자” (중) 교회는 이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따뜻한 「관심」으로 함께할 때 「우리」가 되고…
문화충격ㆍ외로움ㆍ죄책감 속 갈등
사랑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대상
신자 만들기보다 자립 적응 도와야
발행일1998-08-23 [제2116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