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인연” 일본 아키타 성모위해 성당짓는 불교 원효종 신도회장 정병훈씨
“실명위기…성모님 도움으로 광명찾아 보은”
10년전 각막이상 강남성모병원 찾아
수술전 김재호 박사 기도에 동참
“잘되면 하느님 시키는대로…”다짐
지난해 사업차 일본 아키타현 방문
눈물 흘리신 성모상 앞에서 통회
2000년 6월 완공…“봉헌식때 영세”
발행일1998-08-23 [제2116호, 10면]
눈물 흘리신 목각 성모상으로 유명한 일본 아키타에 한국인이 성당을 건립한다.
신사(神社)의 나라 일본에 한국인 최초로 성당 건립에 나선 이는 가톨릭과 전혀 거리가 먼 불교 원효종 종파의 신도회 회장 정병훈씨.
레저산업 등을 전문으로 하는 공영그룹 회장을 맡고 있는 정병훈 회장이 아키타의 눈물흘리신 성모상을 위해 성당 건립에 나서고 있는 것은 성모님과의 특별한 인연 때문.
10년전 각막에 이상이 생겨 앞을 못볼 정도로 시력이 악화돼 서울의 유명한 안과 병원을 찾아 다녔던 정병훈 회장은 효과를 보지 못하자 마지막으로 가톨릭의과대학강남성모병원 김재호 박사를 찾은 것이 성모님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각막 이식수술을 받아야만 시력을 회복 할 수 있다는 진단을 김박사로부터 받은 정회장은 교통사고로 사망한 26세된 청년과 대학낙방을 비관해 사망한 19세 처녀의 각막을 이식받아 현재는 1.5이상의 시력을 회복할 정도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을 정도.
『암흑의 세계를 살아야 할 형편에서 건강한 눈을 이식받으니까 그보다 더 감격스런 일은 없었습니다. 인생에 새로운 활기가 넘치고 뭐라도 좋은 일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정회장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준 김재호 박사를 찾아가 각막을 기증해준 유가족들에게 보답 할 것을 제의했으나 김박사는 이를 단호히 거절,그 대신 『어떤 물질적인 보상보다는 하느님과 성모님을 위해 무엇인가 사회에 훌륭한 봉사를 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각막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올라 앉아 있을 때, 수술을 시작하기전 성모님께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비록 타종교 신자였지만 김박사의 기도에 함께 동참했던 정병훈 회장은 수술후 늘 함께 했던 기도가 맘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과 성모님께 보답할 수 있을까 고민해 왔습니다. 수술당시에는 인간적인 욕심에서인지 눈만 밝게 해주면 어떤 일도 하느님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정회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항상 마음속 한구석에는 하느님과 성모님에 대한 숙제를 풀지 못한 죄책감이 가득했고 그러던 중 사업관계로 지난해 10월 일본 아키타현을 방문했다가 그곳에 101번의 눈물을 흘리신 목각 성모상이 있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성모상이 있는 성체봉사회 수녀원으로 차를 몰아 갔다.
조그마한 보잘 것 없는 일본집 다다미 방에 목각 성모상이 놓여 있었는데 정회장은 자신도 모르게 꿇어앉아 『성모님 용서하십시오. 이 죄인이 오늘까지 살아오면서 너무나 많은 죄를 지었습니다. 그 보속으로 훌륭한 성전을 지어 성모님을 모시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약속을 했다.
결국 정회장은 김재호 박사로부터 들었던 성모님께 대한 좋은 일을 눈물 흘리신 성모님을 위한 성당건립을 맡기로 했던 것.
이미 정회장은 아키타현의 사업가와 지방정부 등과 협조. 성당을 건립해 성체봉사회에 기증하기로 하고 이미 성전건립에 착수한 상태다.
동시에 정회장은 평협임원들을 비롯한 많은 신자들과 함께 아키타성모님을 위한 성당건립을 위해 현지 답사를 수차례 다녀온 바 있다.
『얼마가 소요되든 성전을 지어 2000년 6월쯤에 완공할 계획입니다. 1000명이 동시에 미사에 참례할 수 있는 대성당으로 지붕 높이가 32m나 되는 대형 성전이 될 것입니다.』
성전이 완공돼 봉헌식을 갖는 날, 천주교로 개종해 40년 친구인 한국평협 전 회장인 박정훈씨를 대부로 영세 하겠다는 정병훈 회장.
이미 성당 건립을 위한 설계까지 마친 정회장을 성당 건축과 동시에 한국의 많은 신자들이 아키타의 성모님을 만날 수 있도록 현재 아오모리현을 돌아서 갈 수 있는 항로를 아키타현으로 직항할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키타현에 직항로를 개설, 하루나 이틀만에도 다녀올 수 있도록 하고 싶은 것이 정병훈 회장의 욕심이다. 늦어도 내년 4월까지는 직항로를 개설하겠다는 정회장은 지금도 직항로 개설을 위해 일본을 지속적으로 오가며 아키타현 관계자들과 계속 협의하고 있는 중이다.
◆눈물흘리는 아키타 성모님
1975년 1월 4일 첫 눈물
81년까지 101번이나 계속돼
84년 관할 교구장 인준 받아
일본 아키타현에 소재하고 있는 성체봉사회 수녀원 경당에 모셔놓은 성모 마리아상에 눈물이 처음 흐른 것은 1975년 1월 4일이었다.
성모상의 눈물은 1981년 9월 15일까지 모두 101번 계속됐으며 마지막 눈물을 흘렸던 날로부터 13일이 지난 9월 28일의 성체조배 때 사사가와 수녀는 수호천사의 방문을 영적으로 느꼈다고 한다.
눈물이 흐른 회수, 즉 101번이라는 의미는 한 여인으로 말미암아 죄가 이 세상에 온 것처럼 한 여인으로 말미암아 구원의 은혜가 이 세상에 왔다는 것을 상장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숫자의 1과 1사이에는 0이 있으며 그 0은 영원에서 영원까지에 걸쳐 존재하는 하느님의 존재를 의미하고 있으며 처음의 1은 하와를 나타내고 나중의 1은 성모님을 뜻한다고.
아키타의 눈물 흘리신 성모님이 있는 성체봉사회 수녀원(원장=가시와끼 도시꼬)은 일본의 여자 재속회 수도단체로 성체안에 현존하는 예수님의 성심으로 사랑의 봉사를 하는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32명의 수녀들이 소속돼 있다.
아키타의 눈물 흘리신 성모님은 지난 84년 4월 22일에 관할 니이가타교구장인 이또오 사도요한 주교가 교구장 재량으로 인준을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