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ㆍ충북지역
이번 폭우로 피해를 가장 많이 본 곳은 당진본당으로 본당 신자들의 반 이상인 2, 500여 명의 신자들이 논과 밭 그리고 가옥을 잃었다.
도한 금산본당 공소 신자들은 8월 15일, 16일 성모승천대축일과 주일미사를 도로가 침수된 탓에 참례하지 못했고, 신자 대부분의 생업인 인삼밭이 물에 잠겨 헐값에 인삼을 출하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진본당 피해 가장 커
한편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당진본당에는 대전교구내 각 본당 신자들의 도움이 끊이지 않았으며, 8월 17일부터는 서강대학교 학생들이 자원봉사에 참여, 신자 가옥과 논과 밭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경갑룡 주교도 8월 16일 당진본당을 방문, 본당신부로부터 피해상황을 보고받고, 수해로 희망을 잃고 있는 신자들과 주민들을 위로했다.
보은ㆍ옥천군도 침수
8월 12일부터 계속되는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충북지역은 보은군과 옥천군 지역에서 가옥침수 및 파괴 농경지 유실 등 수해 피해액이 1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잠정 집계된 가운데 인근 성당을 비롯한 각지에서 온정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성당으로 대피하기도 한 보은지역을 비롯한 충북지역은 16일까지 사망 2명 부상 8명의 인명피해와 152세대 358명의 이재민발생과 함께 주택 7백92동과 농작물 5,337ha가 침수됐으며 신자들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12일 새벽 한때 시간당 92mm, 하루 407mm의 강우량을 기록한 보은지역은 보은본당(주임=김상수 신부)관할의 신자중 80가구 이상이 가옥파괴와 농경지 침수 등의 심각한 수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관할지역내 신자 대부분이 피해를 입은 보은본당 지역은 특히 성주리와 풍취리 지역과 하개공소 지역이 15일까지 세 차례 침수를 입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었는데 하개공소는 침수와 함께 전신가 넘어지면서 지붕을 덮쳐 공소건물이 부분 파손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풍취리의 한 신자는 『할 말이 없다. 처음 침수가 되었을 땐 그나마 빨리 복구하고자 했으나 복구중 3번씩이나 침수되는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넋을 잃고 파괴된 가옥만 바라보기도 했다.
또한 인근의 옥천군 처산본당(주임=최광혁 신부)도 대성리 마을 전체가 완전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이들 수해지역은 전기와 수돗물의 공급이 중단된 데다 이불과 옷가지를 비롯한 가재도구들이 유실돼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침수와 함께 화장실과 하수도 등이 넘쳐 악취와 피부병 등으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신자들의 사랑의 손길도 발빠르게 전재되고 있는데 청주교구에서는 8월 16일에 2차 헌금을 통해 수해지역을 돕기로 결정하는 한편 13일에는 교구장 직무대행 김원택 신부와 사무처장 이현로신부, 교육국장 손병익신부 등 교구청신부들이 남부지구 신부들과 함께 수해지역을 둘러보았으며 수원교구 용인본당에서는 이날 1트러군의 라면과 물 등의 생필품을 전달해 오기도 했다.
온정 손길 재기의욕 북돋워
또한 수해를 입은 보은본당과 청산본당이 속해 있는 청주교구 남부지구에서는 각 본당별로 자원봉사자들을 파견해 수재민들의 복구에 나서고 있고 서울대교구 구로3동본당은 염동규 신부를 비롯한 27명의 청년들이 탄부면 하장리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외에도 수곡동 본당이 반찬과 이불 및 옷가지들을 보내와 보은본당 측이 각 피해가정을 돌며 전달하고 있는데 피해를 입은 본당에서는 효과적인 복구 지원을 위해 도움을 주려는 각지의 본당과 신자들이 일차적으로 피해본당으로 연락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가을 수확기 이후 더 걱정”
보은본당의 김상수 신부는 『당장의 가옥복구등은 각 단체를 통해서 복구될 수 있으나 더 큰 문제는 모래밭으로 변해버린 농경지의 복구와 가을 수확기 이후가 더 큰 문제』라며 수해가 어느정도 물러간 이후가 더 걱정이라고 밝혀 신자들의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보은본당과 청산본당 등 수해지역의 본당에서는 교회의 도움 외에도 각지의 온정이 답지하고 있는 얼마간은 피해지역에 당장 시급한 물품과 요청이 있는 도움을 주는 한편 장기적인 복구대책 마련에 부심.
■ 경북 북부지역
8월 12일 새벽 2~4시 2시간동안 530mm라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진 경북 상주시화서면 화령성당(주임=박병윤 신부)은 한꺼번에 흘러 내리는 강물로 인해 성당 담이 무너지면서 성당 마당에 물이 차기 시작해 성당 안에 사제관 수녀원까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성당 마당이 허리까지 차 이번 침수로 올간이 물에 잠겨 사용할 수 없게 되고 대부분의 전자 제품이 못쓰게 됐다.
그나마 지탱하고 있던 맞은편 담마저 붕괴돼 성당마당에 차 있던 물이 빠지자 화령성당마당은 온통 진흙투성이 되어 제대로 다닐 수 없게됐다. 그런 화령서당 신자들은 잠시 비가 그치자 마당에 있는 진흙더미를 걷어내는 한편 침수된 사제관과 수녀원 집기 등을 물로 씻어내는 등 청소에 온 힘을 쏟고 있다.
7명 사망, 4명 실종
이번 폭우로 화령성당 관내에서 7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지만 14일 현재 복구에는 엄두도 못내고 대신 성당에서 청소와 복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폭우로 화령본당 관할 화동공소 최병수(요셉) 회장이 운영하던 유기농 공장 90%가 침수돼 피핵액만도 3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돼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폭우로 공장 바로 옆에 있는 강이 넘쳐 삽시간에 공장을 덮쳐 공장안에 있던 컴퓨터. 기계 등이 완전 침수돼 작동이 불가능한 상태.
한편 이번 폭우로 상주시 남성동성당 지하실이 완전 침수되고 성당 마당도 물에 잠겨 성당 담을 허물고 물을 빼내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또한 상주시 서문동 관할 공소가 유실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안동지역도 피해 속출
지난 12일 폭우로 피해를 입은 안동 지역에 15일 다시 집중호우가 내려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특히 함창본당 관할 10개 공소 대부분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양정공소는 한쪽 벽이 무너져 내렸으며 여물공소 신자촌이 물에 잠겨버렸다. 지난 12일 폭우로 또다시 물에 잠겨 복구의 손길을 허탈하게 만들기도 했다.
함창본당은 관할 공소와 지역 신자들의 피해가 커짐에 따라 각 쁘레시디움별로 봉사대를 조직, 매일 복구 작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인근 구미시 형곡본당과 신평본당 등지에서는 구호물자를 보내오고 있다.
“두 노인 어떻게 살라고… 앞날 막막”

▲ 수해로 모든 것을 잃은 박할아버지 내외.
가장 큰 피해 지역 중 하나인 동두천시 생연4동에서 손바닥만한 슈퍼를 운영하며 살아온 박능원(요셉ㆍ90) 할아버지와 김만례(데레사ㆍ81) 할머니 내외는 이제 담요 몇 장 밖에 남은 것이 없다.
동네 사람들이 연로한 노인 두 분이 사는 것이 안스러워 하나 둘씩 가게 물건을 사 준 덕에 그럭저럭 살았지만 몇개 되지 않던 물건들마저 턱까지 차 오른 물살에 모두 떠내려갔다.
더욱이 박할아버지는 중풍으로 거동조차 불편하다.
물이 차 오른 5일 밤, 설마 하는 사이에 가게 문턱이 잠겼고 이를 본 앞집에서 노인들을 자신들의 이층집으로 모셔 다행히 위험은 면했다.
물이 빠져 집에는 들어갔지만 남은 것은 하나도 없고 당장 끼니가 걱정이 었지만 이웃들이 보살펴주고 성당에서도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 있다.
맏아들은 10년 전 세상을 떠났고 남은 둘째 아들이 서울에서 살고 있지만 형편이 어려워 노부모를 모시기가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박할아버지 내외는 『힘드시지 않느냐』는 물음에 『힘들지 왜 힘이 안들어』하면서도 『아버지께서 주시는 대로 받아야지요』라며 원망도 하지 않아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