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전에 하느님께서 주신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역만리서 선교하는 걸 상상하면 신이 납니다』.
스페인 라스팔마스로 교포사목을 떠나는 곽길우신부(58ㆍ전 구미 원평본당 주임)는 마치 서품후 첫 임지로 떠나는 새 신부인양 기대(?)에 차 있다. 곽신부가 사목할 지역은 라스팔마스를 기점으로 아프리카 서부 해안지역. 팔마스에서 아프리카 서남단 케이프타운까지는 적도를 끼고 수천킬로미터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 이곳은 원양어선 기지이면서 각국 선원들의 정착지이기도하다.
『팔마스에서 해안도시들을 한번 돌아보는데 적어도 수개월은 걸릴 것 같아요. 사목자를 기다리며 공동체를 일궈가는 신자들을 생각하면 오히려 제가 감사할 노릇이지요』.
휴양지인 팔마스에는 3,000여 명의 교민이 살고 있고 이 가운데 신자는 400여 명. 『팔마스는 그래도 나은 편입니다. 다른 해안 지역은 사정이 달라요. 자체 공동체는 있지만 이를 활성화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현지 생활에선 아무래도 적도지방의 열대기후와 풍토병이 걱정거리다. 회갑을 바라보는 곽신부의 나이도 예사롭지가 않다. 『주교님과 주위 여러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셨지요. 주교님께선 힘들면 언제든지 귀국하라시더군요』. 곽신부는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사정이 열악한만큼 더 필요한 일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사제로 살면서 가끔은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해본다』는 곽신부는 81~84년 3년간의 교포사목(미국 보스톤)도 그러한 타성에서 탈출하려는 노력이었다고. 이번 결심도 새로운 도전을 해볼 때가 된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 『교포사목 후 한국에서 정말 새 신부처럼 신나게 살았습니다. 팔마스는 두 번째 기회라고 봐요. 그 다음엔 또 은퇴할때까지 신나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교포사목 경험으로 영어도 조금해요. 또 여행하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이보다 더 적임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처음 성소를 느낄 때처럼 마음이 끌린다』는 곽신부는 『선교지에서 회갑을 맞을 이 몸을 위해 신자들의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곽신부는 9월 3일부터 한달간 서울서 어학연수 후 9월 25일 출국한다. 스페인 마드리드대학에서 어학을 공부하고 금년 성탄에 맞춰 팔마스에 입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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