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주일의 피로를 씻으며 편안히 쉬는 시간이다.
이 황금같은 휴일날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하는 기쁨 때문에 7년동안 빠지지 않고 매월 한차례 삼랑진 오순절 평화의 마을을 찾는 사람이 있다.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에 몸담고 있는 김정범(대건 안드레아ㆍ41ㆍ대구 만촌본당) 교수가 그 주인공. 김교수는 평화의 마을 가족들 중 정신분열증, 정신지체, 간질환자들에게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그는 짧지 않은 세월을 이들과 함께 지내며, 사랑과 정을 새록새록 쌓아왔다. 김교수에게는 평화의 마을 가족들이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
그는 그동안 가슴에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때론 아버지, 때론 형님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진심어린 마음이 이들에게 전해져서일까. 마음의 문을 굳게 잠그고 있던 평화의 마을 가족들도 언제부터인가 김교수에게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대하기 시작했다고.
『누구에게나 진심으로 대한다면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평화의 마을 식구들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습니다.』
지난 91년 울산 동강병원에 근무할 당시 김교수는 가톨릭신자들의 모임인 「바오로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그때 어느 간호사가 평화의 마을을 소개했고, 그는 흔쾌히 이 일을 하게 됐다고 한다. 직업이 직업인 만큼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본당 레지오 활동을 충실히 해온 김교수는 주님께서 자신에게 봉사의 기회를 허락하신 것이라 믿고, 기쁜 마음으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부인 박금화(헬레나ㆍ39)씨, 용기(14), 용훈(11) 두 아들과 행복한 가정을 가꿔나가고 있는 김정범 교수. 그는 두 아들에게 봉사 정신을 일깨워 주기 위해 처음부터 자신의 가족을 데리고 이곳을 찾았다. 그래서 두 아들은 이곳에서 또래의 아이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애환과 아픔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아이들은 이들을 위해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슴 깊이 체험했다. 김교수는 이것이 바로 올바른 교육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사랑하는 삶이 얼마나 기쁜 것인지 두 아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던 것.
『제가 이들과 함께 하며 오히려 많은 용기와 힘을 얻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 돕고 지내려는 마음들을 보며 감동을 받곤 하죠. 앞으로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다른 어려운 시설에도 봉사활동을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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