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 고성본당 주임 남영철 신부의 손은 신비롭다. 왜냐 하면 남신부의 손을 거친 물건들은 새로운 탄생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부서진 의자도, 허물어진 벽도, 껍질 벗겨진 전기선도.
중앙대에서 전기공학를 전공한 남신부는 건축관련 공사는 한눈에 훤하다. 목수일도 미장일도 못하는 게 없다.
95년 고성본당에 부임한 남신부는 성당에 마땅한 휴식공간이 없어 미사참례 후 그냥 돌아가는 노인 신자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당장 제재소로 달려가 나무를 사와 성당마당에 긴 나무의자를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남신부의 뜯어 고치고 부수고 새로 짓는 일들이 시작되었다.
『죽으면 썩어 없어질 육신을 아껴서 무엇하리오. 행동하는 사제가 되려는 나의 의지가 이렇게 드러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쓸데없는 고집부리지 않고, 다양한 환경에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신부가 바람직한 사제」라는 신념을 지닌 남신부는 어려운 시골본당 살림을 생각할 때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감춰둘 수 만은 없었다.
고성본당은 내년이 설립 60주년, 성당건물은 지은지 40년이 넘어서 그런지 탈도 많다. 그간 성당내부에 나무벽지를 바르고 성당 지붕 도색과 배수관도 새롭게 설치했다. 성모당 뒤에 소공원도 만들었다. 특히 나무벽지 공사시 외부 견적은 1400만 원. 그러나 400만 원으로 공사를 마쳤다. 본당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되었다. 성당 마당에 보도 블록도 깔았다.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차고를 목공소로 꾸몄다. 전기톱ㆍ드릴ㆍ전기 샌드 등 그곳에는 없는 것이 없다.
남신부는 공학도 답게 세밀한 작업을 위해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가장 멋진 공사를 단기간에 해내는 것이다.
『누구나 성당에 오면 머무르고 싶고 잠시 쉬어가고 싶은 장소로 성당을 꾸미고 싶습니다.』
남신부는 사목 열정도 남다르다. 기존 신자의 신앙적 내실화를 다지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말하는 남신부는 전교에도 일가견이 있다. 평균 교리반에 등록하는 예비신자 수는 30여 명. 주일미사 참례자수가 주일학교 학생을 포함해 300여 명. 자그마한. 시골본당에 이정도 예비신자 수는 결코 적은 편이 아닐 것이다.
남신부는 또한 등산 애호가이기도 하다. 지리산을 50여 차례나 등반한 그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월요일마다 등반한다. 그것도 혼자서. 남신부는 『등산은 정신근로자들에게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강조한다.
성당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으면 구원받기가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말하는 남신부. 가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본당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신자사랑은 끝이 없는것 같다.
『신자라면 누구나 성당을 자기집처럼 생각해야 합니다. 내 집 천장이 새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주인 의식」을 가져야 만이 경제적 어려움이 한층 가중되고 있는 요즘 성당 공사를 감행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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