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8일 전교주일을 맞아 최근 특별한 방법으로 선교에 큰 성과를 거둔 본당과 단체를 찾아 그들이 느낀 선교의 문제점과 효과적인 방법 등을 지상토론형식으로 엮어 본다.
전교주일이 해마다 맞는 연중행사로서가 아니라 교회의 최대사명인 복음화를 위한 기폭제가 되도록 한다는 점에서 가톨릭신문사는 이번 전교주일을 기해 최근 몇 년 사이 선교의 혁명을 일으킨 본당과 단체 관계자를 지상으로 초대했다.
이들 전문가들이 털어놓는 경험과 문제점, 선교방안들이 복음화 노력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길 희망해 본다.
<질문1>◆선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지금까지의 성과는?
김창열: 본당 사목위원으로 활동하던 중 한국교회의 문제점인 냉담자 증가, 예비자 감소 등에 주목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 냉담자 증가문제는 잃어버린 양찾기 운동으로, 예비자 감소문제는 새로운 양찾기 운동으로 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그동안 만수1동 본당에서는 잃어버린 양찾기운동으로 판공성사율을 65%로 올려놓았고 새로운 양찾기운동으로는 95년부터 4년간 1천9백여 명의 영세자를 배출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잃은 양 찾기와 새로운 양 찾기는 한국교회 최초로 도입한 새롭고도 적극적인 선교개념을 전략화한 것으로 전신자가 참여하는 본당 단위의 선교모델로 자리 잡게 됐다.
김남식: 매번 세례식 때마다 세례자가 50명선에 불과해 이를 안타까워했던 정월기 본당주임신부가 우리본당도 새가족 찾기운동을 해보자고 제안해 선교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과거 매번 신영세자가 50여명 선에 불과했으나 새가족 찾기운동으로 예년에 비해 300%에 가까운 사람들이 하느님의 새로운 자녀로 탄생했다.
김재겸: 선교에 특별한 관심은 갖고 있었지만 본당 선교분과장을 맡아 선교세미나를 받고부터 본당 선교활동 계획을 본격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9월13일 군포본당에서는 새로운 양찾기 결실로 1천1백95명의 입교식을 거행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군포본당은 선교세미나를 실시해 5백여 명의 신자들에게 선교 교육을 실시, 평신도 선교사로 파견하였고 가두선교단을 조직, 가두선교와 함께 선교책자 배포, 지역주민을 위한 불우이웃돕기 바자 등으로 선교의 기반을 다져왔다.
오순화: 평소 주님의 지상 명령인 복음 선포가 신자로서 가장 좋은 몫이라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판석 신부가 만든「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라는 선교책자를 접하면서 본격적인 가두선교에 나서게 됐다. 선교책자를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길거리에서, 공원, 정류장에서 선교를 하는가 하면 가정방문을 통해서도 선교 했다.
하루에 단 한사람에게만이라도 선교책을 전하고 신앙대화를 한다는 마음으로 노력해 왔다. 그동안 약 4천2백여권의 선교책자를 비신자들에게 전달하고 선교도우미로서 서울과 부산, 대전 수원교구등 전국을 돌며 봉사해 왔다. 구체적으로 47명의 비신자를 입교시켰다.
<질문2>◆선교활동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과 중요시해야 할 점, 그리고 나름대로의 효과적인 선교방법이 있다면?
김창열: 가장 어려웠던 점은 처음에 적극적인 선교방법을 내 놓았을 때 모든 신자들의 거부감이었다.
천주교는 점잖고 엄숙한 것이 특징인데 이웃에 나가서 전교하는 것은 극성스런 개신교신자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 거부감은 구교우, 사목위원, 단체장이 더욱 심했고 일반 신자들은 오히려 약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교의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선교교육과 같은 투자가 필요하고 구원의 기쁜 소식을 남에게 전할 수 있는 성령 충만한 그리스도인으로 변화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성령이 충만한 신자들은 전교를 할 수 밖에 없다. 동시에 지속적인 선교전략의 개발을 통해 선교에 동기를 불어 넣어주고 선교에 나설 수 있도록 북돋아 주어야 한다.
김남식: 대부분의 신자들이 선교를 처음 시도해 보는 것이어서 쑥스러워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천주교는 원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선교에 나서야 한다는 나약한 선입견 때문에 선두주자가 돼야 할 일부 봉사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선교활동에 가장 중요한 점은 먼저 기도가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단계적으로 9일기도와 40일기도, 고리기도 등을 하면서 우리 자신들이 곧 작은 교회라는 의식을 갖도록 하고 선교전선에 투신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미사강론이나 선교교육을 통해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본부가 조직돼 활동상황에 맞게 단계적 계획을 치밀하게 수립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예비자들은 영세 후 관리가 중요한 만큼 예비자는 영세와 동시에 1인1단체에 가입시켜 신앙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김재겸: 가장 어려웠던 점은 교우들이 여유가 없이 바쁘고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 경제의 어려움과 구조조정으로 실직자가 많아 각자 생활에서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점이다.
많은 사람들의 경우 선교차 가정을 방문했을 때 문전박대하기 때문에 신자들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선교에 대한 열의가 꺾이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친절한 행동 등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며 선교에 임하는 자세가 요청된다. 아울러 교회는 평소 지역사회 주민들에 대한 열린 마음을 견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 지역사회 주민과 호흡을 같이할 때 선교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할 것이다.
오순화: 처음 가두선교에 나설 때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 혹시 아는 사람이 나를 보면 무어라 할까 하는 점들이 몹시 두려웠다.
또한 꾸준한 노력 끝에 입교하기로 약속해 놓고 시부모와 부모 등의 반대에 부딪혀 입교하지 못하게 됐을 때의 속상함은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럴 때는 아이들을 먼저 성당에 보내도록 해서 영세시키고 그 후 부모들의 입교 결실을 얻곤 했다.
선교시 가장 중요한 점은 선교에 대한 사명감과 긍지를 가지고 항상 겸손하고 친절하며 인내심을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당장 거부당하고 불쾌감을 주는 사람에게라도 한결같은 미소와 친절을 보여 준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눈으로 씨 뿌리던 사람들이 기쁨으로 곡식을 거두리라(시편 125:5)는 말씀처럼 힘들고 어렵지만 긴 안목으로 대한다면 언젠가는 주님께서 추수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편지와 전화등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가 결국에는 좋은 성과를 가져다 준다.
<질문3>◆한국천주교회의 선교활동은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는지? 또 교회 당국이나 천주교신자들이 앞으로 어떤 자세와 노력으로 선교활동을 해야 하는지?
김창열: 한국천주교회의 선교활동은 앉아서 기다리는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이웃에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하는 초기단계로 개신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저히 낮은 전교열의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사회복지활동이나 민주화운동 참여로 간접선교에 참여해 왔다. 그 결과 무신론자들은 종교를 가진다면 천주교를 가지고 싶다고 할 만큼 호감을 갖는 종교로 인정돼 왔다.
따라서 교회는 복음을 전파하는 성령충만한 그리스도인들을 양성하기 위한 신자재교육, 교재 및 프로그램의 계속적인 개발이 필요하며 복음화 연구 사업에 과감하고도 지속적인 투지와 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
김남식: 현시대의 선교는 교회 차원에서의 영적, 물적, 인적자원을 총체적으로 동원하여 선교에 나서야만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손짓만 하던 선교의 시대는 지나갔다.
『비웃음을 사지나 않을까』하는 체면 등으로 선교에 소극적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선택한다면 천주교를 갖겠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많은데 그들을 끌어줄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은 우리의 선교 열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천주교 신자들도 개신교처럼 홍보를 철저히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교회의 으뜸가는 사명이 선교임을 깨닫고 선교운동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신앙선조들의 순교정신을 이어받아 땀과 눈물을 흘려야만 결실을 얻으리라는 각오로 임할 때 우리가 원하는 복음화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겸: 많은 사람들이 선교가 잘 되지 않는 이유로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며 본당이 대형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생활수준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지 인간의 근본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복음전파는 구성원들의 의식과 관심도에 따라 좌우된다.
교회의 선교활동은 그런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성직자와 평신도 등 모든 교회 구성원들이 좀 더 선교에 대한 열의를 갖고 적극적으로 복음전파에 나선다면 복음전파는 더욱 큰 성과를 발휘할 것이다.
선교에 있어 주장보다는 경험을, 이론보다는 실천으로 비신자들에게 다가서야 하며 모범적인 생활, 봉사하는 생활, 정의로운 생활, 언행이 일치하는 모범적인 생활을 통해 선교에 임해야 할 것이다.
오순화: 우리 교회의 선교활동은 미약하고 침체돼 있는 것 같다. 좋은 표양을 비신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선교하겠다는 주의가 강한데 좋은 상품도 광고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효능이나 장점을 써본 사람이 광고할 때 훨씬 제품판매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 있어야 들을 수 있는 법』인데도 그동안 교회는 앉아서 기다리는 왜곡된 선교를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척에게도 입교를 권하지 않는 신자들을 볼 때 교회가 큰 문제를 안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복음선포는 하면 좋고 안해도 그만인 참고사항이 아니다. 신자라면 누구나 해야 할 주님의 지상 명령임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주님의 현존을 만나고 싶으면 선교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전교주일 특집 - 지상토론] 선교, 이렇게 합시다 - 선교를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선 평신도 4명의 경험과 주장
김창열 - 성령 충만한 그리스도인 양성위한 신자재교육과 지속적 교재개발 절실
김남식 - 영세와 동시에 1인 1단체 가입시켜 신앙생활 지속토록 돕는 노력 필요
오순화 - 편지와 전화 등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가 결국 좋은 결과 낳아
김재겸 - 지역사회 도움 되는 프로그램 개발…주민과 호흡 같이할 때 선교에 많은 도움
“선교에 대한 사명감ㆍ긍지 우선…겸손ㆍ친절ㆍ인내심 갖춰야”
발행일1998-10-18 [제2123호,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