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통한 젊은이들의 신앙 교육」 「청년 평신도 봉사자 양성」 「연수 형식의 소공동체 나눔」….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에서 독립, 88년 혜화동 가톨릭회관내 센터를 마련하고 교구 소속 청년사목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던 서울대교구 청년성서모임(지도=홍인식 신부)은 그후 10년 활동의 결실을 이렇게 자평한다.
1만2천여 명의 연수생, 2천여 명 봉사자 배출이라는 숫자적인 결실외에도 청년성서모임은 10개 성상을 통해 그룹봉사자 재교육 및 피정 「말씀의 방」 나눔지 발간, 주일 독서 복음 나눔운동 등을 병행 「말씀을 통한 청년교회 형성」의 단초가 되었다.
창세기반 출애굽반 마르코반 요한반등 네단계로 이루어지는 청년성서모임은 6개월~1년과정의 각 단계를 끝내면 3박 4일 연수에 참가한후 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올해의 경우 15차에 걸쳐 2,383명이 연수과정을 마쳤다. 혜화동 센터로 옮긴 88~89년 당시 500명 정도이던 연수생 숫자가 4배 증가한 비약적 성장 모습이 아닐 수 없다.
92년 1천여 명을 넘어선 이후 연수생 숫자는 매년 400~500여 명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청년사목 부재」라는 한국 교회 현실안에서 말씀을 통한 청년 평신도양성의 가능성을 입증해 주고 있다. 청년 성서모임 프로그램은 이제 서울대교구 뿐 아니라 인천 춘천 수원 대구교구 등에도 전파되고 있어 한국교회 청년 성서교육 프로그램의 전형이 되어 가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인천교구는 청년 성서모임 프로그램을 도입한 「인천교구청년 성서모임」의 문을 열었고 대구대교구 빠스카 성서모임서도 같은 형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서울을 비롯 춘천 전주교구 성소국에서는 신학생들의 교육 프로그램 일환으로 청년성서모임 연수가 채택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 90년부터 신학생들의 위탁교육이 이루어져 지금껏 계속되고 있고 92년에는 새 사제학교 교육 일환으로 출애굽 연수가 실시되기도 했다. 89년부터 개최돼온 「만남의 잔치」는 연수회에 이은 봉사자 파견의 새로운 연결고리를 가능케 한 시도로서 현재 청년 성서모임 프로그램의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봉사자 배지 수여와 선서식을 겸한 이 잔치는 현재까지 23차례에 걸쳐 열렸다.
같은해 겨울 여름 연수에 참가할 수 없는 직장인들을 위한 직장인 연수가 실시됐고 95년에는 「직장인 만남의 잔치」가 독립적으로 생겨났다.
만남의 잔치는 96년부터 혜화동이 아닌 지역에서 개최하는 지역 만남의 잔치로 모습을 바꾸게 된다.
청년성서모임은 이같은 10년 동안 쌓여진 역량들을 한데로 묶는 작업을 현재 진행중이다.
그것은 6년동안 회원들에게 발송되어오던 주일 독서 복음 묵상 나눔지 「보득솔」을 책으로 펴내는 한편 또한 청년 성서모임 연구부원들이 나눔지 「말씀의 방」에 3년동안 연재해 오던 교리연구내용중 22개 주제를 선택 가칭 「믿음과 삶의 묵상을 위한 자리」라는 이름으로 단행본을 낼 계획이다.
보득솔을 책으로 묶는 작업은 청년성서모임이 벌여온 주일독서 복음운동의 6년을 정리한다는 면에서도 의미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기존의 말씀 해설서와는 차별된 내용으로 책 발행작업은 전적으로 회원들 손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믿음과…」의 발행도 젊은이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가운데 의문시할 수 있는 문제들, 즉 성윤리 혹은 창조신앙과 현대문명 등과 같은 내용을 다룸으로써 젊은 이들이 함께 생각하고 나눌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작업과 함께 청년성서모임은 수적인 증가에 만족하지 않고 젊은이들이 보다 말씀으로 변화되고 하느님의 사랑을 이웃과 힘있게 나눌 수 있도록 하는데 내실을 기할 예정이다.
◆성서못자리 둔촌동본당 나눔터회 대표 최영숙씨
“성서를 알면 어떤 어려움도 두렵지 않아”
『성서공부를 통해 하느님을 바로 알게 되면 자신에게 맡겨진 십자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끌어안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닥쳐오는 어려움을 잘 극복하게 되는 것이죠. 요즘 같은 시기에 하느님의 말씀은 더욱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 둔총동본당 성서못자리 「나눔터회」대표를 맡고 있는 최영숙(미카엘라)씨는 92년부터 말씀봉사를 시작, 올해로 6년여를 말씀과 함께 살고 그 전하는 바를 교우들과 나누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성서못자리 연구회 제1기생으로 강좌에 참여할 때는 이미 「가톨릭성서모임」, 「성서40주간」 공부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
『성서를 읽을수록 더 많은 것을 알고픈 욕심이 생겼고 「말씀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강좌 참여와 함께 말씀봉사도 하게 됐다』고 말한다.
성서못자리 말씀봉사는 그룹원들과 「함께 공부하는 모습」이 강조되기 때문에 봉사 경륜이 많다고 해서, 또한 성서 공부 경험이 많다고 해서 결코 자신할 수 없다고 한다.
다른 말씀봉사자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겠지만 자신도 「그룹원들이 말씀의 힘으로 삶의 가치관이 달라지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끼고 그 역시 그러한 것을 지켜보면서 변화를 체험한다」고 말한다.
최씨는 성서공부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목자들의 관심이 절대적인 것 같다면서 보다 많은 신자들이 성서의 맛을 알도록 교회당국이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가톨릭 성서모임 말씀 봉사자 박세일씨
“걸어 다닐 수 있는 한 봉사 계속”
87년 본당 사목위원들이 단체 성서공부를 결심하게 되면서 시작된 「성서 공부」와의 질긴 인연은 박세일(베드로ㆍ서울 암사동본당)씨에게 보다 적극적인 평신도로 살게끔 만드는 동기가 됐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한 배경에서 통신으로 교리신학원 과정을 마친 박씨는 앞으로 가능하면 외국에 나가 동방교회에 대한 공부를 전문적으로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가톨릭성서모임에서 구약 신약 공부를 마친후 90년부터 말씀봉사를 시작했던 그는 현재 네 개 남성팀의 성서공부를 이끌어 가고 있다.
「직장여건 등의 문제로 남성봉사자는 드물기 때문에 남성팀이 성서공부를 시작할 경우 봉사자 찾는 문제가 쉽지 않다」고 아쉬워하는 박씨는 자신의 경우 출퇴근 시간이 비교적 자유롭고 일찍 업무가 끝날 수 있는 직종에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이 말씀 봉사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라고 덧붙인다.
나눔을 통해 그룹원들의 생활모습이 변화되는 것을 느낄 때, 특히 남성들의 경우 직장생활에서 현실과 타협치 않고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정당함을 주장하는 노력들과 마주하게 될 때 말씀 봉사의 큰 보람을 느끼곤 한다는 박세일씨. 큰아들도 대학재학시절 성서모임을 가졌고 부인 역시 가톨릭성서모임 구약 신약 공부를 끝냈다.
걸어다닐 수 있는 한 말씀봉사를 계속하고 싶다는 그는 늘 깨어서 살고자 하는 마음에서 「아담아 너 어디 있느냐」는 창세기의 구절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성서주간 특집] 서울대교구 청년성서모임 10년
「말씀」통해 젊은이 신앙교육 큰몫
12,000여 명 연수ㆍ봉사자 2,000여 명 배출
각 교구에도 전파…“청년 성서교육 전형”
독서 복음묵상 나눔지 「보득솔」 간행 예정
발행일1998-11-22 [제2128호,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