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지 마시오」
어느 전시장이든 작품들 앞에 내 걸린 이런 유의 문구가 던져주는 느낌은 썩 상쾌하지 않다. 손을 배제하고 오로지 눈, 시선만을 허용하는 망막우선주의와 원칙 앞에서 관객은 눈 이외의 모든 신경과 감각의 배제를 요구받기 때문이다.
조각가 김창기(안토니오ㆍ인천 송도본당)씨가 만들어내는 세계는 그래서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단순하게 깎고 매끄럽게 다듬어 놓은 유선형의 돌을 대리석판이나 나무판에 나사로 끼워 만든 조각들은 오히려 관객의 참여를 유도한다. 그의 조각은 어린 아이나 여인의 나약한 손길에도 쉽게 움직이고 회전한다. 철저히 관객들의 참여를 전제로 한 작품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관객들은 똑같은 모양의 조각들이 손의 개입, 자신의 참여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통해 작품과, 나아가 작가와 대화를 나눈다.
지난 11월 6~16일 서울 청담동 최갤러리에서 열린 김창기씨의 세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인 30여 작품들은 이런 공유와 참여를 강조하는 작가의 철학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자연 속에 내재된 생명력을 주제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직선적으로 대화하고 싶었습니다』
전세계 대리석 매장량의 60%를 가진 이탈리아 까라라에 위치한 까라라국립아카데미에서의 6년간의 수학이 돌의 질감은 물론 생명력을 살려 놓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를 가능케 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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