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에게 그리스도 사랑을 일깨워 주며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있는 가톨릭계 병원들. 환자 치료는 물론 그 가족들의 정신적 치유에도 한몫하고 있는 그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이 시대 신앙의 산 증인으로서 손색이 없다. 「진료ㆍ교육ㆍ연구ㆍ선교」를 통해 국민보건과 의료복지향상에 이바지하는 가톨릭계 병원들은 우리나라 의학발전뿐만 아니라 참의료인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가톨릭계 병원들의 희망찬 움직임에 부응코자, 사랑에 찬 의료봉사를 끊임없이 베풀고 있는 가톨릭계 병원들을 찾아 그들의 설립이념을 비롯 의료활동 전반과 대표적인 클리닉 두세곳을 소개한다. 그리스도를 닮아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고 있는 그들의 활동이 신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기대하면서….
『치유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재현하여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살피자』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의과대학, 간호대학, 각 부속병원, 연구소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교육ㆍ연구ㆍ진료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총괄기구다.
중앙의료원의 연혁을 살펴보면 서울대교구는 1935년 3월 의료원의 모체라 할 수 있는 성모병원(당시 중구 저동 소재, 현재 가톨릭회관 자리)을 인수했다. 이어 1954년 의학부(당시 성신대학)를 인가받아 개교한 후 가톨릭의료기관의 구체적인 진료봉사활동은 더욱 활성화되었다.
1955년 성모병원과 성요셉자애병원을 인수하여 각각 의과대학 제1, 제2 부속병원으로 정해 발전의 길에 접어들었다. 초창기 발전은 급속히 이루어졌다. 62년 6월 성바오로병원을 비롯 6개의 병원이 부속병원으로 병합되면서 같은해 6월 16일 가톨릭중앙의료원이 발족됐다. 이어 산업의학ㆍ임상의학ㆍ만성병ㆍ기생충병연구소 등을 설립해 활발히 연구사업을 추진했다. 80년 강남성모병원 개원, 82년 8월 의과대학 신축교사가 완공 됨으로써 명실공히 교육ㆍ연구ㆍ진료사업이 한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가톨릭중앙의료원으로서 발전했다.
83년 여의도 성모병원이, 93년엔 의정부성모병원이 증축 이전 개원했다. 또 86년 12월 1일 암센터가 설립됐고 88년 강남성모병원에 응급센터와 암병동이 신축됐다. 92년엔 가톨릭 골수(조혈모)이식센터가 설립됐다. 96년 가톨릭과학연구원 개원. 같은 해 가톨릭대와 성심여대가 통합함에 따라 종합대학교의 면모를 갖추었다.
85년엔 성바오로ㆍ성가ㆍ성빈센트ㆍ대전성모병원을 가톨릭중앙의료원 설립재단인 서울대교구에서 경영권을 인수, 동일 법인화했다. 이로써 재학생의 임상교육을 비롯해 환자진료, 교직원의 교육, 연구 및 의료수준의 평가 등 많은 기본적인 과제와 중요한 공동과제를 다루는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초일류 종합의료기관으로 발전한 가톨릭중앙의료원은 현재 의과대학, 간호대학을 비롯해 9개의 연구소와 8개의 부속병원이 하나가 되어 의료원 이념구현을 위해 힘차게 정진하고 있다. 또한 전국 각지에 산재한 가톨릭의료기관의 유대와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의학발전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다.
의료원에서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자선 진료와 사회사업은 1964년 설립된 자선진료소가 86년 폐쇄되고 93년 3월 성모병원, 강남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사회사업업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76년 9월 발족한 성모자선회의 활동을 강화하여 자선 진료 환자들의 물적, 정신적 후원은 물론 대외적인 불우이웃돕기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편 교육면에서도 1990년 산업보건대학원, 97년 전문경영인을 양성키 위해 의료 행정대학원을 각각 개설했다. 전문의 양성을 위한 전공의 수련은 1957년과 1988년에 각각 성모병원과 강남성모병원이 인턴, 레지턴트 수련병원으로 인가된 후 1998년 2월까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부속병원에서 인턴과정 3297명, 레지턴트 과정 2929명이 이수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이성만 신부
“환자유치 위한 각종 전력 개발해야”
신뢰하는 병원ㆍ친절한 서비스는 기본
농어촌ㆍ노인병ㆍ복지병원 등 주변 환경 따른 특성화 필요
「사람 존중할 줄 아는 의료인」 노력
가톨릭계 병원의 중추 가톨릭중앙의료원을 이끌고 있는 이성만 신부(의료원장)를 만나 가톨릭계 병원들의 나아가야 할 방향, 특성과 전략, 의료인의 자세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신부는 현재 가톨릭병원협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대학병원들의 위상이 재정립돼야 합니다. 외국 병원들이 들어오는 시점인 2005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이성만 신부는 이를 위해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경영방안 강구, 창립이념 실현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일반병원과는 달리 대학병원은 난이도가 높은 질병 연구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지만 보험수가 문제 등 제도 미비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이신부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치유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 재현」이라는 설립이념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톨릭계 병원들도 구성원들의 정신교육 등을 통해 고유의 정체성 확립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양성 부문에 대해서도 언급한 이 신부는 『의사수급도 도시와 지방간에 차이가 많다』며 『타대학 출신들도 수용, 병원이념에 맞게 교육시켜 나가면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들의 연간 의사수요는 220~230명 정도이나 가톨릭의대 출신은 100여 명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혈모세포이식센터ㆍ심혈관센터ㆍ뇌신경센터 등을 통해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의료원 산하 병원들의 특성화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농어촌, 광산촌, 노인병 전문변원, 소외된 이들을 위한 복지병원 등 주위 환경이나 설립이념에 따른 특성화 작업도 필요하죠. 특정 분야의 전문화는 곧 환자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신부는 가톨릭계 병원들도 환자유치를 위해 각종 마케팅(marketing)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며 환자들이 다시 찾아오고 싶은 병원, 환자들을 끌어들이는 병원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신부는 이를 위해 신뢰성 제고나 친절한 서비스는 기본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신자로서의 삶을 병원안에서도 살아야 한다』며 신자의료인의 자세에 대해서도 언급한 이신부는 병원안에 개설돼 있는 성서공부반에 참여하거나 미사참례 등을 통해 신앙성숙에도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의학발전은 자칫 생명의 존엄성을 경시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의료인이 돼야 합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현재 임상사목연구소를 설립, 의학윤리 강화를 위해 교육과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이신부는 전한다. 『신자의료인들은 신앙인으로서 하느님 앞에서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은 내가 이 사람한테 과연 무엇을 해주길 바라는가 하고 끊임없이 반문해 봐야 할 것입니다』
[특별기획 - 가톨릭계병원 탐방] 생명의 존엄 그 현장을 찾아서 1 - 가톨릭중앙의료원
가톨릭병원의 모태
교육ㆍ연구ㆍ진료 한곳에서
9개 연구소ㆍ8개 부속병원 등 하나되어 의학발전 공헌
발행일1998-11-29 [제2129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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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중앙의료원 기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