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성탄절 풍습이 서양에서는 대림절의 정신을 잘 대변해주는 몇몇 성인들의 표양과 애덕의 정신을 특별히 대림시기에 강조하고 그 성인의 축제를 지내기도 했다. 서구교회에서 대림절을 맞아 추앙되고 회자되고 있는 성인들은 어떤 분들인지 알아본다.
서구 수도정신의 전형이며 모범으로 알려져 있는 성마르띠노(316-397)는 유럽교회에서 대림시기에 기억되는 대표적 성인으로 꼽힌다. 9백년경까지 서구의 대림절은 성인의 축일인 11월 11일 다음날부터 시작됐을 정도다
그 기원 중 하나는 마르띠노 성인이 젊은시절 자신의 외투를 반으로 잘라 추위에 떠는 걸인에게 주었던 실천적 자선 행위가 바로 대림의 정신을 반영해 준다는데서 나왔다.
그 일화는 다음과 같다. 어느 추운 겨울날 군인이었던 마르띠노는 말을 타고 가다가 길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한 걸인을 만났다. 그는 거의 벌거숭이였고 추위에 지쳐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는데도 누구하나 돕는 이가 없었다.
마르띠노는 어떻게든 그를 돕고 싶었지만 수중에는 돈도 없었고 좋은 묘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생각다못해 자신이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반으로 잘라 거지를 덮어주었다.
그날밤 마르띠노는 꿈속에서 자기에게 말을 건네오는 그리스도를 만났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리스도는 자신이 거지에게 잘라 주었던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 그리스도는 「마르띠노 당신은 아직 세례도 받지 않았는데 이옷으로 나를 입혀 주었오」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마르노는 세례를 받고 교회에 입문하게 되었다, 마르띠노성인은 이후 프랑스 린제 마르몽띠르 등에 수도원을 세웠는데 프랑스 전역뿐 아니라 알프스 산맥 북부 여러나라 교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며 수많은 주교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활발한 전교여행을 통해 정의와 수덕을 강조하고 여러 가지 기적도 베푼 것으로 알려진다.
서구교회에서 이 성인은 가난한 이의 친구요, 보호자로서 또한 조류와 가축과 목동의 수호자로 잘 알려져 있고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독일 남쪽에서 그의 축일에는 큰 축제가 열렸다.
아직도 유럽교회에서는 마르띠노 행렬을 거행하며 어린이들을 축복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어린이들은 가지각색의 등불을 만들어 손에 들고 행렬에 참여하는데 이 빛은 마르띠노 성인의 사랑의 모습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이 행렬은 위령의 날로부터 시작, 주의 봉헌축일까지도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약 8백년경까지 이 마르띠노축제를 아주 거창하게 지냈고 축일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대림절에는 인간적 쾌락과 기쁨을 절제했고 참회와 보속으로 성탄을 준비한다는 의미로 11월 11일에는 더욱 성대하고 풍성한 축제를 벌였다고 전해진다.
[대림절에 만난 성인들] 1. 성 마르띠노
전교활동 통해 ‘정의·수덕’ 강조
발행일1998-12-06 [제2130호, 12면]